은행권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동부 발(發) 먹구름이 드리워질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올해 실적은 STX와 동양그룹 등으로 인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 이슈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말보다는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동부 사태로 인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우리·농협·하나은행 등이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게 되면서 부실 여신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1조원 가량,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의 여신 현황이 약 2000억원을 합쳐 금융권이 동부제철에 빌려준 자금은 2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과거 기준대로라면 지난 1일 채권단이 동부제철의 자율협약을 합의한 만큼 관련 여신은 '요주의'로 분류돼 최대 20%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충당금 규모가 5000억원에 이르는 것이다.
이 중 절반 가까운 여신을 담당하고 있는 산은의 충당금 예상 규모가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산은은 지난해 STX 부실 여파로 1조4000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가뜩이나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은 은행 수익성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국내은행의 NIM은 1.8%로 2009년 이후 5년 만에 1%대로 내려앉았다.
다만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기업의 부채에 대한 충당금은 회계법인에서 진행하는 실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이 같은 기준은 의미가 없다는 게 은행권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