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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생가를 찾아서 ② LG] 진주 만석꾼의 풍요로움 '생생'

고 구본무 회장 나고 자란 곳, 120년 넘게 잘 보존…고 구 회장이 사랑한 외가도 '여전'

2019.05.02(Thu) 18:32:55

[비즈한국]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국내 재계 서열’ 순위에서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린 대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순이다. 이 대기업들의 총수인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SK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 LG 고 구본무 회장, 롯데 신격호 회장의 생가는 모두 국내 최고의 명당으로 꼽힌다. 풍수지리학자들은 “명당에서 부자 난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5대 기업 총수들의 생가는 어떤 모습일까. ‘비즈한국’이 직접 찾아가봤다.

 

지난 4월 29일, ‘비즈한국’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생가를 찾았다.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상동마을에 위치한 구인회 회장의 생가는 1900년 전후에 지어졌으며, 구인회 회장의 여섯 형제인 고 구철회 LIG그룹 초대회장, 고 구정회 전 LG 사장,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뿐 아니라 구인회 회장의 장남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차남 고 구자승 전 반도상사(LG상사) 회장, 삼남 구자학 아워홈 회장, 사남 구자두 LB인베스트 전 회장, 오남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 육남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이 태어났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 고 구본무 회장도 이 집에서 나고 자랐다.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 장남 구자경 회장, 손자 고 구본무 회장의 생가.  사진=고성준 기자

 

구인회 회장의 생가는 120년 전에 지어졌지만, 여전히 잘 보존되고 있었다. 구 회장의 먼 친인척인 마을주민 허 아무개 씨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쳤지만, 만석꾼 집안이라 그런지 역사의 아픔을 무사히 지나칠 수 있었다”며 “구씨 집안사람들이 다 같이 관리해서 더욱 잘 보존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허 씨 말대로 구인회 회장의 생가는 ‘능성 구씨 도원 수공파 제23세 조만해 공종중’이 소유하고 있다. ‘능성 구씨’는 전남 화순군 능성면(현 능주면)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며 ‘도원 수공파 제23세’의 학렬은 ‘연’으로, 구인회 회장의 조부인 만회(晩悔) 구연호 공(홍문관 교리를 지냄)이 해당된다. 즉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LG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구광모 회장의 고조 어르신이 구인회 회장의 생가를 관리 및 소유하는 셈이다. 

 

대문에 딸린 사랑채와 본채인 방산정, 별채로 구성된 구인회 회장 생가는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관리인은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만, 집안 어르신들은 공개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 생가가 훼손될 걸 우려하는 것 같다”며 “1년에 한 번 시제를 지낼 때마다 집안사람들이 다 모인다. 바로 옆집인 LIG 구자원 회장의 본가에서 제사를 지낸 후 구인회 회장의 생가에서 제사를 지낸다”고 말했다. 

 

양옆으로 구인회 회장의 집안과 부인 고 허을수 씨 집안의 생가 및 본가가 자리 잡고 있다. 남쪽 방향 바로 옆집에는 LG그룹에서 분리된 LIG그룹의 구자원 회장의 본가, 그 옆에는 쿠쿠밥솥으로 유명한 쿠쿠그룹(구 성광전자)의 구자신 회장의 생가가 있다.  북쪽 방향 옆집에는 구인회 회장의 부인인 고 허을수 씨 집안인 허만식 씨 생가가, 그 옆에는 GS그룹의 창업주인 고 허만정 회장과 손자 허창수 회장의 생가가 있다. 

 

관리인은 “LG그룹이 LG와 GS로 분리된 후 구씨 집안과 허씨 집안의 사이에 대해 말이 많지만, 오해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바로 옆집인 허준구 회장의 생가에서도 같은 날 시제를 지내는데, 그때마다 구씨 집안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사이가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고 구본무 회장 생가에서 약 20km 떨어진 구 회장의 외가 모습.  사진=고성준 기자

 

앞서의 마을주민 허 씨는 구본무 회장이 유년 시절 친가보다 외가를 더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구본무 회장의 외가이자 모친 고 하정임 씨의 처가는 생가에서 21.9km 떨어진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에 위치한다. 구본무 회장이 LG트윈스 선수들을 외가로 초대해 ‘단목행사’를 열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

 

허 씨는 “구본무 회장이 나보다 두 살 어리다. 그때는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걸어 다녀야 했는데, 방학 때면 도보로 4~5시간 걸리는 외가를 찾곤 했다. 본가보다 외가를 더 좋아했다”며 “구본무 회장의 외가가 보존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비즈한국’​은 구본무 회장의 외가도 찾아가 봤다. 솟을대문이 있는 ‘중심채 영역’과 좌우에 담장으로 구획된 ‘아래채 영역’, ‘윗채 영역’ 등 12채의 한옥으로 구성된 구본무 회장의 외가는 여전히 잘 보존되고 있었다. 안채는 1864년, 사랑채는 1871년, 나머지 한옥은 1916년과 1923년 건립됐다. 조선 후기 전통 한옥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진양 하씨 담산 공종중’의 소유라서 담산고택으로 불린다. ​ 

진주=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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