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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당 버블티' 인기 얼마나 갈까…왕년 대박 아이템의 그림자

반짝 인기에 금세 사라진 경우 많아…"유행 아이템, 신규 프랜차이즈 창업 신중해야"

2019.05.02(Thu) 14:33:32

[비즈한국] 올 여름 음료 트렌드는 ‘흑당 버블티’다. 대만에서 높은 인기를 끄는 제품이 국내 상륙하며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SNS에는 음료를 구입한 사람들의 인증샷이 넘쳐나고, 강남역과 홍대 인근에서는 흑당 버블티 주문을 위해 가게 앞에 길게 줄 선 사람까지 볼 수 있다.

 

지난 4월 30일 오후 타이거슈가 홍대점에서 주문을 위해 대기 중인 손님들의 모습. 사진=박해나 기자

 

4월 30일 방문한 ‘타이거슈가’ 홍대점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50여 명의 손님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김 아무개 씨(24)는 “흑당 버블티가 워낙 인기라 어떤 맛인지 궁금해 방문했다. 밤에 오더라도 대기하는 사람은 늘 많다. 30분 이상 기다리는 건 필수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대만 흑당 밀크티 브랜드 타이거슈가는 3월 초 국내 1호점(홍대점)을 오픈했다. 지난 4월에는 강남점을 오픈했고, 5월 중 명동점도 연다는 계획이다. 

 

인근의 또 다른 흑당 버블티 전문점 ‘흑화당’ 역시 손님으로 북적였다. 음료 주문 후 대기 중인 손님이 20명 가까이 됐다. 매장 근무 직원은 “오전 10시에 만든 버블(타피오카 펄)이 오후 2시 이전에 모두 소진돼 다시 만드는 중이다. 음료를 받기 위해서는 20분 이상 소요된다”고 안내했다. 한참을 대기한 끝에 음료를 받아든 사람들은 인증샷 찍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흑당 버블티의 인기에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도 발 빠르게 신메뉴를 출시했다. 공차, 커피빈, 이디야, 드롭탑, 파스쿠찌, 파리바게뜨 등이 여름 시즌 신메뉴로 모두 흑당 관련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흑당 버블티 전문점 ‘흑화당’ 홍대본점. 흑당 버블티의 인기에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도 발 빠르게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 그때 그 프랜차이즈, 지금은 어디로 갔나 

 

흑당 버블티의 뜨거운 인기에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예비창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흑당 버블티 창업 문의가 최근 눈에 띄게 많아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을 권하고 있다. 

 

‘골목의 전쟁’ 저자인 상권분석가 김영준 씨는 “프랜차이즈는 소자본으로 단기간 확장할 수 있어 유행 아이템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맹본사가 제대로 된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타사에서 쉽게 모방해 금새 시장 포화가 온다”면서 “지금 유행하는 흑당 버블티도 제조 과정이 쉽고 여러 음료 프랜차이즈가 신메뉴로 출시하고 있다.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반짝 인기’에 편승했다 사라진 업종이 상당수다. 2016년 크게 유행했던 대만 카스텔라는 당시 30분 이상 줄을 서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인기에 힘입어 대만 카스텔라 브랜드만 10여 개가 생겼을 정도다. 하지만 한 방송에서 식용유 과다 사용 의혹을 제기한 뒤 고객들이 외면하며 매출 하락이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가맹 현황을 보면 현재까지 유지되는 대만 카스텔라 브랜드는 단 두 곳뿐이다. 이들 역시 매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수이대왕카스테라’는 2016년 32개였던 가맹점 수가 2017년 3개로 급격히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6년 1억 8400만 원에서 다음 해에는 절반 수준인 9600만 원으로 감소했다. ‘대만락 카스테라’의 가맹 및 직영점도 2016년 19개에서 2017년 2개로 줄었다. 2016년 1억 8700만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10억 3500만 원 손실로 하락했다. 

 

2014년 인기를 끌었던 벌집 아이스크림도 가짜 벌집 논란 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으며 사라졌다. 벌집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소프트리’는 2015년부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리 영업이익은 2015년 4억 원 손실, 2016년 3억 1000만 원 손실, 2017년 2억 9200만 원 손실이다. 

 

저가 과일주스 브랜드 ‘쥬씨’는 신선한 생과일주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2015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사진=쥬씨 홈페이지

 

# 유행 아이템은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경우 많아 

 

여름철 성수기를 맞는 음료 시장은 특히 유행에 민감하다.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매년 소비자의 입맛이 달라지다 보니 ‘올해 트렌드’로 꼽힌 메뉴의 인기가 1년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 

 

저가 과일주스 브랜드 ‘쥬씨’는 신선한 생과일주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2015년 높은 인기를 끌었다. 2015년 5월 가맹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창업 상담이 끊이지 않았고, 가맹사업 시작 2개월 만에 50호점을 돌파하며 2015년에만 150호점까지 개설했다.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6년 131억 2900만 원의 영업이익이 2017년에는 17억 1800만 원 손실로, 2018년에는 12억 2700만 원 손실로 감소했다. 가맹점 수도 크게 줄었다. 2016년 801개까지 늘었던 가맹점 수는 2017년 722개, 2018년 590개로 감소했다. 2017년과 2018년 가맹점 계약 해지 건수는 234건인데 비해 신규 개점은 45개에 그쳤다. 2016년 639개가 신규 개점한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2016년 한 집 건너 하나씩 생기던 연어 무한리필 프랜차이즈도 어느 순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관련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육회한연어’는 2016년 3억 5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다음 해에는 영업이익 700만 원 손실로 돌아섰다. 가맹점 수도 2016년 59개에서 2017년 23개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인기 아이템을 선호하다 보니 유행처럼 가맹점이 번졌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 아이템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며 “창업 전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반드시 확인하고 숙지해야 한다. 업체의 업력을 잘 살펴보고 직접 현장에 나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준 씨 역시 “여름 음료 같은 계절상품은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를 기준으로 창업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비수기에는 성수기 판매량에 비해 하락폭이 크고 유행 사이클에 따라 다음 해 성수기에도 전년도만큼의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덧붙여 “창업 아이템 선정 시 가맹본사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사의 역량은 직영점을 어느 정도 운영해봤는지 등의 경험과 해당 시장에서의 인식, 차별점 등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신규 프랜차이즈나 유행 아이템은 주의해서 접근하고 상권에 대한 분석은 가맹점주가 적극적으로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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