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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미는 별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간사 선정 막후

산업은행 쪽 일은 상대적으로 수수료 적어 경쟁 없이 CS증권 낙점, 반면 구매자 쪽은 물밑 경쟁

2019.04.28(Sun) 18:05:30

[비즈한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순항 중이다. KDB산업은행은 매각 주간사도 선정했다. 매각 대상자와의 본계약은 늦어도 올해 안에는 한다는 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정부가 주도하는 매각 주간은 M&A(인수‧합병) 업계에서 매력적인 대상이 아니라는 속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적기 때문이다. 최대 2조 원에 육박하는 매물이지만 경쟁 없이 산업은행의 오랜 파트너 증권사에게 매각 주간사의 역할이 주어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순항 중이다. 올해 안에 새로운 로고를 장착한 아시아나항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 15일, 금호그룹이 수정 자구계획안에 항공 계열사 매각을 포함해 제출하면서 공식적으로 M&A 시장에 등장한 아시아나항공. 올 상반기 가장 핫한 매물로 떠올랐지만, 정작 자문사나 증권사 사이에서는 ‘누가 매각 주간사가 될 것이냐’가 관심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사실상 결정된 곳이 있었던 것도 있지만 ‘매력적인 거래’가 아닌 까닭에서다.

 

M&A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자마자 매각 주간사는 외국계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산업은행 내부에서 무성했다”며 “금호타이어 매각 주간을 맡는 등 산업은행 주요 매물을 잘 처리해서 내부에서 신뢰가 상당하다.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과거 금호그룹의 대한통운 인수와 매각, 대우건설 매각, 박삼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각 등을 자문한 것도 역시 CS증권이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되는 거래가액은 1조 5000억 원 안팎. 구주 매각대금과 유상증자 및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최대 2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매각 주간사가 되기 위한 경쟁은 없었다. 들이는 ‘품’에 비해 받아낼 수 있는 수수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보통 매각 대상 쪽 주간사는 매각 대금의 0.5%를 수수료로 받는데 1조 5000억 원의 0.5%를 계산해보면 75억 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아주 적은 돈은 아니지만, 산업은행이 끼어 있어 정부가 원하는 까다로운 기준과 형식, 과정을 맞추려면 인력을 많이 쏟아부어야 한다. 일반 매각 케이스보다 매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되레 구매자 측의 주간사는 인기가 좋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받아낼 수 있는 보수 등을 감안할 때 매각 주간사의 2배 가까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국내외 자문사, 증권사 등은 항간에 거론되는 SK·한화·AK 등에 슬며시 인수 의사를 타진해보고 있다. 항공사 M&A는 국내에서 첫 사례인 만큼, 입찰 과정에서의 자문 비용 등도 적지 않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매각 주간은 M&A(인수‧합병) 업계에서 매력적인 대상이 아니라는 속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사진=이종현 기자


산업은행은 올해 안 매각 의사가 확실한 상황. 금호산업 역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 최대한 진정성을 갖추고, 신속히 매각을 추진해 오는 12월 말까지는 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5월 초부터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실사기간은 한두 달. 실사를 통해 채권단이 자체적으로 매각 금액을 책정하면 입찰 공고는 6월 중 나올 가능성이 높다. 7~8월 중 예비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의 실사, 본계약까지는 이르면 올해 10월쯤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안에 새로운 로고를 장착한 아시아나항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 인수 희망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지만, 산업은행 역시 아시아나항공에 ‘높은 값’을 받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산업은행이 주축이 된 채권단은 유동성 자금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에 총 1조 6000억 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노선 구조개선을 통해 우선 인천발 3개 비수익노선(9월: 인천~하바로프스크·사할린, 10월 말: 인천~시카고)의 운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20년 이후의 노선 역시 구조개선 계획을 매각 주간사 및 채권단과 협조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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