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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생가를 찾아서 ① SK] 6·25 당시 고풍스런 한옥 '그대로'

최종건·최종현 형제 생가, 차남 최신원 회장이 장손 최영근 씨에게 사들여 복원·관리

2019.04.26(Fri) 20:41:19

[비즈한국]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국내 재계 서열’ 순위에서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린 대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순이다. 이 대기업들의 총수인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SK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 LG 고 구본무 회장, 롯데 신격호 회장의 생가는 모두 국내 최고의 명당으로 꼽힌다. 풍수지리학자들은 “명당에서 부자 난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5대 기업 총수들의 생가는 어떤 모습일까. ‘비즈한국’이 직접 찾아가봤다.

 

지난 25일, SK(옛 선경)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생가를 찾았다. 과거 경기도 수원군 안용면 평리 벌목 부락(현재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자리잡은 SK 창업주의 생가는 최종건 회장의 부친인 고 최학배 씨와 모친 고 이동대 씨 부부가 1950년 3월에 지은 한옥이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관리하는 최종건 SK 창업주와 최종현 선대회장의 생가.  사진=유시혁 기자

 

SK 일가의 생가라는 내용의 간판이 붙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최종건 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생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평동 일대의 유일한 한옥이었고, 담벼락이 낮아 정원 내부가 훤히 보였다. 69년이나 지났는데도, 1950년대로 돌아온 듯 고풍스러웠다.

 

SK 일가의 생가를 지키는 관리인은 “SK 일가의 장손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2006년에) 예전 모습 그대로 되살리기 위해 복원공사를 진행했다. 당시 담벼락이 높아 외부에서 볼 수 없었는데, 시민들을 위해 1m 미만으로 높이를 낮췄다”며 “SK 생가를 개방한 건 아니라 항상 문은 닫혀 있다. ‘구경하고 싶다’ 부탁하면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대신 내부 사진은 찍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내부를 가까이서 살펴보니 ‘ㄱ’ 자 모양으로 지어진 건물은 정통 한옥이 아니었다. 정통 한옥은 툇마루가 외부에 개방돼 있으면서 안방과 건넌방, 부엌 등의 동선을 모두 연결하는데, SK 생가는 안방과 마루 사이 1㎡ 규모의 툇마루만 마련돼 있었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5년 후에 지어진 한옥이라 일본식 가옥 형태가 섞인 듯했다. 

 

마루문을 열어 안방을 들여다 보니, 북쪽 벽 위에 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었다.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으나, 흑백사진인 점으로 미뤄 최태원 현 SK 회장의 할아버지인 최학배 씨와 할머니 이동대 씨를 비롯한 집안 어른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평동 7번지에 위치한 SK 창업주 일가의 생가.  사진=유시혁 기자

 

부엌에는 커다란 아궁이가 설치돼 있었다. 아궁이에는 불을 지핀 흔적이 있었고, 나뭇가지도 쌓여 있었다. 관리인은 “이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면서도 “겨울이면 아궁이에 불을 지펴 집 내부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오래도록 보존하려면 사람이 사는 것처럼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라 주변은 적막했다. 그러나 SK 일가의 생가 담장 안쪽은 푸르른 잔디와 붉게 물든 봄꽃 덕분에 생기가 넘쳤다. 관리인은 “길을 지나는 사람 누구나 정원을 들여다볼 수 있다. 매일 정원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계절의 향기가 묻어나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최신원 회장을 비롯해 SK 일가가 생가를 자주 찾느냐는 질문에는 “장손인 최신원 회장이 가장 많이 신경 쓰고, 그만큼 자주 찾아온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친인척들은 명절에 간혹 찾는다”고 답했다. 

 

SK 일가 생가의 대지 면적은 1427㎡(431.67평), 한옥 건물연면적은 74.71㎡(22.6평)이다. 이외에도 대문에 딸린 창고 건물(52.89㎡, 16평)이 있다. 한옥집은 최태원 회장의 할머니인 이동대 씨가 1973년 11월까지 소유하다 손자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최종건 회장의 장남)에게 상속됐다. 

 

최 씨 일가의 장손인 최윤원 회장이 2000년 8월 지병으로 사망하자, 최윤원 회장의 장남 최영근 씨가 상속받았다. 2005년 11월 최신원 회장이 조카 최영근 씨로부터 생가 부지를 매입했고, 한옥과 창고 건물을 2016년 1월 1200만 원에 매입했다. 최근 최영근 씨는 대마 구입 및 흡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최태원 SK 회장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시에 위치한 시카고대학병원에서 태어났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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