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검찰 안팎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얘기는 “총장 인사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문무일 검찰총장 임기가 7월에 끝나는 가운데 벌써부터 후임과 그로 인한 인사 때까지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검찰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분위기다. 차기 총장 임명 후 간부급(검사장, 차장-부장검사) 인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새로운 수사는 없을 것이라는 게 검찰 내부의 중론이다.
# 7월 임기 끝나는 문무일 총장, 새 라인업 8월쯤 가야
2017년 7월 25일,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위기의 검찰을 이끌게 됐던 문무일 검찰총장. 2년 임기의 끝을 앞두고, 서초동(검찰) 안팎은 차기 총장 하마평이 한창이다. 문무일 총장은 4월 초, 대검찰청 간부회의 때 직접 “제 임기 내 완료할 것들은 속도를 내서 마무리하고, 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들도 미리 검토해 차기 총장 취임 후 본격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검찰 내에서는 ‘다음 권력(차기 총장)’에 시선이 가 있다.
사법연수원 19기에서는 ‘기획통’으로 꼽히는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특수통’인 조은석 법무연수원장이, 사법연수원 20기에는 이금로 초대 수원고검장과 김오수 법무부 차관 등이 거론되는 상황. 차기 총장 낙점과 고검장, 지검장 인사, 그리고 차장, 부장검사 등 간부급 검사 인사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는 돼야 새로운 라인업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요새 사건 때문에 검찰에 들어가면 검사들은 누가 총장이 될지밖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수사를 새롭게 시작할 생각은 전혀 없고 이제 자신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 총장이 될지를 점치기에 바쁘다”며 “수사를 새로 시작하지 않고, 기존 수사만 잘 마무리해서 후임한테 넘겨주려는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 역시 “보통 총장 취임 후 검사장 이상 인사와 취임에 1~2주, 차장과 부장검사 인사에 1~2주일이 각각 걸리고, 부임 후 사건 검토까지 감안하면 한 달 이상은 소요된다”며 “새롭게 기업이나 정치인 관련 인지 수사 등이 시작되려면 빨라도 8월 말은 돼야 가능할 것, 그때까지 검찰은 개점휴업 상태”라고 진단했다.
#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되레 속도전, 삼성바이오는 ‘기초’만
그렇다면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은 어떨까. 사건 규모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지만, 7월까지 끝낼 수 있는 사건은 되레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인 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 중인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의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90여 일의 시간이 남아 있기에 문무일 총장은 물론, 대검 간부 라인업도 ‘끝낼 수 있는 수사’는 최대한 수사를 독려해 마무리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독성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구속한 데 이어 환경부 고발까지 더해지면서 수사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 역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지난 12일, 또 한 번 소환하며 기소 및 청와대 공모 관계 입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벌써 4번째 소환으로, 검찰은 김은경 전 차관 등으로부터 청와대 지시 사실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 관련 수사는 잠잠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가 달라붙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는 실무진 단계에 대한 소환 조사는 진행되고 있지만 워낙 수사 규모가 방대해질 수 있기 때문. 단순 분식회계 여부뿐 아니라, 한국거래소를 통한 특혜 상장 의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과정 연관성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수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사건 구조상 풀어야 할 단계가 많고 변론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사는 계속 진행되겠지만 6~7월 안에 끝날 수 있는 수사가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기초 조사만 튼튼하게 하고 다음 수사 라인업에 결정적인 판단(소환 및 구속 여부 등)을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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