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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보다 광고' 토종 숙박중개 플랫폼 야놀자가 사는 법

앱 상위노출 광고 수수료 수입 상당…숙박업체 리모델링에 비품 공급 '오프라인 부업'도

2019.04.19(Fri) 18:20:48

[비즈한국] 숙박예약중개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야놀자’​의 매출구조가 독특하다. 숙박예약중개 수수료보다 광고 수입이 더 많다. 숙박업체의 창업과 리모델링, 숙박비품 유통 사업도 짭짤해 보인다. 영업손실이 있지만 언제든 흑자전환도 가능하다는데,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토종 숙박예약중개 플래폼의 생존 전략을 분석한다.

 

# 숙박예약중개만으로 만족 못해, 광고비까지 두둑

 

현재 기업 가치 약 1조 원으로 평가되는 숙박예약중개 플랫폼 (주)야놀자의 2015년 매출은 299억 원, 2016년엔 337억 원, 2017년 545억 원, 2018년 739억 원으로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단순 숙박예약 앱(애플리케이션)을 넘어 종합여가플랫폼으로 가겠다며 최근 1~2년 동안은 다양한 숙박 및 여가 관련 기업들과 전방위적인 인수·합병·제휴를 통해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라이풀스테이, 젠룸스, 호스텔월드, 트립어드바이저 등 동남아와 일본, 유럽 등지의 10개 해외 숙박 플랫폼과 제휴했고, 액티비티 플랫폼인 레저큐를 인수하고 프렌트립 등에도 투자했다. 

 

 

야놀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739억 원의 매출 중 숙박업소의 광고 수입이 342억 원, 숙박판매중개수수료가 242억 원이다. 사진=야놀자 앱 캡처


그런데 이런 야놀자의 매출구조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이 모텔 광고 수입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야놀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739억 원의 매출 중 숙박업소의 광고 수입이 342억 원이고, 숙박판매중개수수료가 242억 원이다. 그 외 직영 객실 판매수입이 110억 원, 기타 수입이 44억 원가량이다. 

 

여기서 광고 수입이란 숙박업체에게 앱 상위 노출 등의 혜택을 주고 받는 수수료다. 그러니까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어를 쳐서 파워링크에 노출되려면 네이버에 수수료를 줘야 하는 것처럼, 숙박업체는 야놀자 앱에서 상단노출이나 검색 시 유리하기 위해 야놀자에 광고비를 지불해야 한다.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입점 업체에 광고료만 받는 구조라면, 야놀자는 판매중개수수료를 기본으로 업체에 따라서는 광고 수수료까지 받는다.   

 

야놀자의 광고 수입은 2017년 217억 원에서 2018년 342억 원으로 늘었다. 50% 이상의 증가율이다. 2015년과 2016년에 148억 원 정도였던 광고 수입이 2017~2018년에 빠르게 증가한 것은 야놀자의 TV 광고 효과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는 “나가는 광고비를 더 써서 들어오는 광고 수입을 늘린 것”이라며 “한때 유커의 증가로 최근 5년 새 숙박업체가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사드 보복 여파 등으로 숙박업체의 공실율이 높아 숙박업체의 광고도 절실했을 것”이라 전했다.   

 

하지만 여느 여행 스타트업 플랫폼들과 마찬가지로 매출이 수익으로 직결되지는 않는 구조다. 매년 일정한 영업손실분이 있다. 2017년 영업손실액은 116억 원, 2018년은 153억 원이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 영역에서 영업손실액은 그대로 영업비용, 즉 마케팅 비용을 얼마나 더 쓰고 덜 쓰느냐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야놀자는 2017년엔 영업비용을 661억 원, 2018년엔 892억 원을 썼다. 2018년의 광고비 지출액은 346억 원으로 영업비용의 40% 가까이 된다. 2016년 398억 원, 2015년 375억 원의 비용을 쓴 것에 비해 마케팅 비용을 점차 더 쓰는 추세. 그에 따라 대중의 인지도가 올라간 것도 사실이다. 

 

앞서의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는 “광고비를 줄이면 영업이익을 흑자로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광고 효과 덕분에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라 막상 광고비를 줄이기도 애매하다. 숙박 횟수에 비례한 각종 쿠폰 마케팅 비용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 전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 관계자는 “플랫폼은 무조건 유저 싸움이다. 손실이 나도 적자폭을 관리할 뿐 굳이 흑자전환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성수기 마케팅을 한 번만 안 해도 흑자전환을 할 수 있다. 손실을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규모를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를 키우고 유저를 늘려야 향후 외국기관의 투자유치도 용이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창업컨설팅과 가맹점 사업, 리모델링과 비품까지 공급

 

야놀자 사업 영역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광고 수입만이 아니다. 야놀자는 숙박 창업과 리모델링, 비품 사업에도 힘을 쏟는다. 설립 초기부터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 사업의 비중도 놓치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는 야놀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야놀자씨앤디를 물적분할해 운영 중이다. 야놀자씨앤디의 2017년 매출이 112억 원, 영업비용은 121억 원이었지만 2018년 매출은 418억 원, 영업비용은 421억 원에 이른다. 4배에 가까운 매출 증가다.

 

야놀자는 2018년 숙박비품 유통 업체 한국물자조달(주)를 인수해 가맹점은 물론 야놀자에 입점해 있는 숙박업체들에게 비품을 공급한다. 사진=야놀자유통 홈페이지 캡처


야놀자는 2018년 8월 숙박비품 유통 업체 한국물자조달(주)를 인수해 지난 1일 (주)야놀자유통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업체는 가맹점은 물론 야놀자에 입점해 있는 숙박업체들에게 비품을 공급한다. ​​

 

야놀자는 숙박 프랜차이즈 사업도 한다. 현재 직영 브랜드인 헤이(heyy)와 기타 7개 브랜드를 통해 220여 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야놀자는 단순히 온라인 숙박예약 플랫폼만은 아니다. 전형적인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인 숙박앱에서 오프라인 영역을 더 단단히 하는 모양새다. 숙박업과 관련된 대부분의 부대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

 

야놀자 측은 “설립 초기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견고하게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단순한 숙박예약중개 플랫폼 사업이 아닌 오프라인 숙박업과 인테리어, 운영방식 등을 총괄한다. 향후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동남아시아에 수출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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