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고의 몰입을 주는 취미는 역시 게임입니다. 집중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게임에는 잘 집중할 수 있는데요, 즉각적인 보상, 치밀한 디자인, 비주얼 등이 몰입 요인으로 작용해서입니다. 특히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동성은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과거 다수 사람들은 게임의 몰입감을 다른 미디어에서 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대부분은 실패했지만 말이죠.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드디어 영상 미디어에 게임의 ‘능동성’이 가미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유명 SF 드라마 시리즈인 ‘블랙미러’에서 새 에피소드 ‘밴더스내치’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밴더스내치는 관람자의 선택을 통해 주인공의 운명이 결정되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비디오 성격을 갖고 있는데요, 자신이 게임을 혼자 만들 것인지 아니면 회사와 함께 만들지부터, 화가 날 때 어떻게 할지까지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합니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예고편
밴더스내치는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일각에선 어둡고 암울한 블랙미러의 여느 에피소드를 조금 흥미롭게 바꾼 눈속임(gimmick)에 가깝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었습니다.
넷플릭스는 또 다른 인터랙티브 영상을 내놓고 있는데요. 주로 어린이 콘텐츠에 인터랙티브 요소를 가미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흥미로운 시도가 보입니다. 이번 달에 나올 예정인 ‘유 vs. 와일드(You vs. Wild)’가 그 일례입니다.
‘유 vs. 와일드’는 서바이벌 콘텐츠의 대명사, 베어그릴스의 신작입니다. 기존 ‘맨 vs. 와일드’ 시리즈의 베어그릴스는 자신이 직접 생존하는 방법을 보여줬는데요, ‘유 vs. 와일드’ 속 베어그릴스는 사용자의 선택을 따릅니다. 모르는 야생 새의 계란을 먹다가 식중독에 걸려 토하기도 하고, 맨몸으로 얼음 호수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유 vs. 와일드’ 예고편
베어그릴스의 상황은 어디까지나 배우를 동원한 연기입니다. 일례로 눈 속에 파묻힌 개가 자신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실제 개는 눈 속에서 온종일 기다리진 않습니다. 하나의 연기 상황일 뿐이죠. 베어그릴스가 구하려는 실종된 의사 또한 배우인데요, 베어그릴스는 실제 상황을 ‘경험’하지만 안전을 위해 모든 일은 제작진과의 상의, 간단한 대본을 토대로 행해집니다. 한국에서 유행했던 소위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과 비슷하지요.
치밀하게 계산된 연기와 설정 덕에 사용자들은 현실적으로 야생을 탐험하는 모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한시간을 주고 선택하는 행위만으로 훨씬 더 몰입감 있게 야생 체험이 가능한 셈입니다. 베어그릴스 예능에 독특한 새 에너지가 추가된 건 사실인 듯합니다.
넷플릭스가 주도하던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유튜브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최근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 제작 예산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자체 제작 위주의 넷플릭스와는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했지만,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놓칠 수 없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각각 유저 제작 콘텐츠, 고품질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둘 모두 인터랙티브엔 큰 관심을 보이며 유닛을 통해 기능을 개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매력적이라는 뜻이겠지요.
현재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과거에 유행했던 ‘게임북’을 영상으로 옮긴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인 것이죠. 유튜브의 경우 그 개발도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유저를 참여시키고 몰입감을 주는 방식의 기술 등장은 창작자에게 엄청난 기회입니다. 광고 등 수입원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술 회사가 발전시키고 있는 새로운 형식의 영상, 인터랙티브 영상 콘텐츠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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