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34개 기업 규제 교묘히 빠져 나가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대기업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으로 선정된 기업 208개사 중 34개사가 올해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거래상대 기업의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인 기업에 대해 일감몰아주기를 금지한다.

그런데 당시 규제대상에 묶였던 208개사(상장사 30개, 비상장 178개)가 올해 2월 법 시행이후 187개(상장사 27개, 비상장사 160개)로 21개사가 감소(10%)했다. 신규추가 기업 13개사를 제외하면 순수하게 34개 기업이 규제대상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제외사유는 '합병'과 '총수일가 지분율 하락'이 각각 11개로 가장 많았고, 기업집단 지정제외(7개사), 청산(5개사) 순이었다. 13개사의 추가사유로는 신설(5개사), 총수일가 지분율 상승(4개사), 기업집단 신규편입(4개사) 순이었다.

삼성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지난해 45.75%인 삼성SNS㈜가 삼성SDS와 합병되면서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SK는 앤츠개발㈜과 SK텔레시스㈜의 총수일가 지분율이 지난해 각각 90.91%, 40,78%에서 올해 0.00%, 18.83%로 하락해 제외됐다.

LG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지난해 31.30%였던 ㈜LG가 올해에는 29.84%로 하락했다.

GS의 경우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했던 ㈜승산레저와 ㈜STS로지스틱스, 또 50%를 보유했던 정산이앤티㈜가 올해 합병되면서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현대백화점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지난해 30.54%였던 ㈜현대그린푸드가 올해 29.92%로 하락했고, 한국타이어 역시 지분율이 35.27%에서 16.75%로 하락했다.

이밖에 두산은 ㈜빅앤트가 총수일가 지분 100%로 추가됐고 네오밸류㈜가 청산으로 계열 제외되는 등 규제대상 기업은 전년도 공정거래법 개정 당시 보다 34개사가 제외되고 13개사가 신규로 추가됐다.

강기정 의원은 "최근 국내 10대 재벌그룹의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는 2012년 대비 2013년 급증한 발표가 있었다. 향후 규제대상에서 빠져나가는 대기업이 계속 늘어날 경우 법 시행이 무의미하다"며 "공정거래법 재개정을 통해 규제를 대폭 강화하거나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핫클릭]

· 재벌 일부 비상장사 '주당 1원' 평가 꼼수 거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