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목표는 진정한 의미의 중간 미술 시장 개척이다. 역량 있는 작가의 좋은 작품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미술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시즌 5를 시작하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식을 제시하려고 한다. 본 프로젝트 출신으로 구성된 작가위원회에서 작가를 추천하여 작가 발굴의 객관성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오픈 스튜디오 전시, 오픈 마켓 등 전시 방식을 획기적으로 제시해 새로운 미술 유통 구조를 개척하고자 한다.
빛을 그릴 수는 없다. 빛이 만들어내는 현상만을 그릴 뿐이다. 회화의 역사는 빛이 만들어낸 형상을 어떻게 그려내느냐에 따라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
회화에다 처음으로 빛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이는 초기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카라바조였다. 그는 신화나 성서의 에피소드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빛을 적극 활용했다. 어두운 배경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을 대비시키거나 화면의 일정한 지점에서 빛이 들어오는 방법으로 극적인 화면을 연출했다. 흡사 연극 무대를 보는 느낌을 만들어 원근법이 나타나지 않아도 화면의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냈다.
자연 현상에서 빛의 효과를 찾아낸 이는 영국 낭만주의 풍경화를 완성한 윌리엄 터너였다. 그는 일출이나 일몰, 월광 같은 소재를 통해 빛의 표현에 주력했다. 대기 속에 스민 빛의 표현은 터너 회화의 특징으로 꼽힌다.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그림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빛을 색으로 표현해 빛나는 효과를 회화의 핵심으로 끌어올린 것은 인상주의자들이었다. 인상주의 미학인 이러한 표현에 가장 충실한 화가는 클로드 모네였다. 그는 같은 장소나 사물을 동일한 시점에서 시간을 달리해 여러 점 그려서 빛의 변화를 표현했다. 빛의 농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색감을 연구해 빛의 여러 얼굴을 보여주었다.
빛을 과학적으로 해석해 회화로 완성한 이는 신인상주의 대표작가 조르주 쇠라다. 그는 인상주의에 색채학적 과학 이론을 도입해 논리적인 회화를 만들었다. 수많은 색점을 찍어 형체를 만들어내는 이 방법을 쇠라는 광학적 회화라고 불렀다. 형체를 그리거나 색채를 칠하는 것이 아니라 순색의 작은 색점을 화면에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찍는 방법이다. 색맹 검사표처럼 보이는 쇠라의 작품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봐야 형체, 색감, 명암 등이 나타난다. 이 기법은 미술사에서 점묘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현대 회화에서도 많은 화가들이 하나의 방법으로 쓰고 있다.
이지수의 회화도 빛에 대한 새로운 시도 중 하나로 보인다. 그의 작품은 추상화라고 할 수 있다. 뚜렷한 이미지나 금방 알 수 있는 형체가 없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색채의 조화를 추구하는 컬러 사진같이도 보인다. 추상화의 분위기가 강하지만 연상되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화면이다. 쌓여 있는 파이프 같기도 하고 씨앗처럼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신체의 일부를 근접해 보는 듯한 이미지도 나타난다. 그런데 전체적인 느낌은 부드럽다. 부드럽다 못해 에로틱하게도 보인다.
이는 작가가 추구하는 미학이다. 정교하게 반복되는 붓질로 이런 화면을 연출하는 것이다. 인공조명이 연출하는 빛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한 이지수의 회화 언어인 셈이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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