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의 밀덕]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그후, 시름 깊어가는 방산업체들

[비즈한국] 지난 2월 14일 대전 유성구 한화 대전공장 70동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현장 근로자 3명이 숨졌다. 한화 대전공장은 지난해 5월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는 차기 다연장 로켓포 ‘천무’에 사용되는 230mm급 유도탄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유도탄의 추진체 연소관 내부의 봉(코어)을 분리하기 위한 준비작업 도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연소관이 폭발했다. 폭발과 함께 사고발생 건물은 폭발 및 화재로 인해 거의 전소됐다. 폭발 당시 압력으로 주변 건물이 찌그러지는 등 당시 폭발 규모는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월 18일부터 3월 15일까지 한화 대전공장을 특별감독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82건을 적발했다고 3월 29일 밝혔다. 감독결과 폭발한 추진체에 정전기 등 전기가 흘렀을 때 안전한 곳으로 흐르게 하는 접지 설비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청 외에 경찰의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추진체의 마찰과 충격뿐만 아니라 정전기도 사고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화 대전공장 사고가 장기화되면서 한화를 비롯한 국내 방산업체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특히 한화 대전공장은 현재 군에 납품증인 천무를 비롯해 각종 유도무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생산시설이다. 국산 유도무기에 사용되는 고체 추진체 대부분이 한화 대전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 폭발사고로 인해 생산이 전부 중단됐다. 게다가 천무는 (주)한화/방산부문이 업체주관사업으로 개발했고 관련업체는 80여 곳에 달한다. 타사의 유도무기에 들어가는 추진체도 생산중단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렇게 생산이 지연되고 군에 납품까지 중단되면 지체보상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더욱이 이번 사고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면책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방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화 측도 사건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원상복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고가 난 생산시설의 복구와 작업환경 개선 그리고 설비투자 등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차례에 걸쳐 폭발사고가 발생했기에 현장 직원들의 트라우마, 즉 정신적 외상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경찰수사가 마무리되면 회사 및 공장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화약과 폭약등 위험물을 취급하다 사고로 사망한 방산노동자들에 대한 예우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방산 관계자들은 “국가방위에 사용되는 무기 제조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만큼, 정부 혹은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서 이에 걸맞은 예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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