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미래에셋대우 주총, 최현만 "세전이익 1조 달성 못해 아쉬워"

[비즈한국] 미래에셋대우가 27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제5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에는 이사회가 상정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정관 개정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출석 주주는 478명(의결권 위임 포함), 의결권 있는 주식 수는 3억 3745만 2574주(전체 61.50%)로 나타났다. 

논쟁적인 의안이 없던 탓인지 주주총회 시작 시간인 9시 무렵 주총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주는 입구에서 1분여 만에 주주 확인을 받아 주총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주총장 일자형 책상 자리에는 회순 및 의안설명서와 영업보고서, 생수가 놓여 있었다. 의안이 상정될 때마다 주주는 관련 현안에 대해 허물없이 질문했고, 의장을 맡은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은 일부 주주 질문에 길게는 10분 가까이 할애해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 “2018년 글로벌 투자은행 기틀 마련, 2019년 도약 원년 삼을 것”​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하반기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 금리인상 여파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내며 하락 흐름을 이어간 영향을 받아 세전 이익 1조 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다음으로 미루게 된 점은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자기자본을 8조 3000억 원까지 확대해 국내 독보적인 초대형 IB(투자은행)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한편, 이런 투자역량을 적극 활용해 국내외 투자자산을 6조 원 수준까지 확보함으로써 IB와 PI(자기자본투자) 영역에서 차별화된 성장 여건을 갖췄다”​며 “시장하락에도 불구하고 장기상품 및 연금자산을 10조 원 초반에서 12조 원 대에 육박할 만큼 확대했고, 새로운 투자자산으로 주목받는 해외주식 예탁자산 역시 3조 원 초반에서 5조 원 수준까지 증대하는 등 고객께 적합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극 제시함으로써 고객 자산을 시장하락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지켜냈다”​고 자평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에도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할 방안도 제시됐다.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우리를 둘러싼 어려운 시장환경을 극복하고 오히려 차별화의 기회로 삼도록 노력하겠다. 우선 변화하는 경쟁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조직체계를 갖춰 나갈 것이다. WM(자산관리) 점포 대형화를 통해 모바일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에 대응하고, IB·트레이딩·WM 부문에 독자경영 체계를 구축해 책임경영과 속도경영을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GIDP(Globalization·세계화, Investment·투자, Digitalization·디지털화, Pension·연금) 강화 전략을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전략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이미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IB와 PI 부문에서 해외거래 수행력을 배가시키고,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WM 부문에서는 새로운 시장예측 기법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융합 노력들로 차별화된 글로벌 신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서 우리 고객들이 보다 높은 수준의 금융투자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무엇보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의 체제 변화에 매진할 것이다. 운용조직과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IB와 트레이딩 부분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한편 이러한 경쟁력이 수익 창출력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의 경쟁력인 폭넓은 고객기반과 강력한 투자 성장엔진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 등의 토대 위에 올해 차별화 전략을 적극 실행함으로써 미래에셋대우가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 의안으로 상정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정관 개정의 건은 이사회 원안대로 통과됐다. 각 안건은 주총장에 참석한 주주의 박수로 의결됐다. 한 주주가 반대의사를 밝힌 사외이사 권태균 선임의 건(제2-2-2호)은 표결에 부쳐졌다.

# 보통주 배당 220원 “​대체투자 재무제표 반영되면 차별화”​​

의결 결과 제 50기(2018년) 배당은 전년과 같은 보통주 한 주당 220원(우선주 242원, 2우선주 220원)으로 확정됐다. 총 배당금 1539억 원,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현금배당액 비율)은 33.7% 수준이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했고, 5월 말에는 3년간 최소 25% 이상 배당성향 유지 계획도 발표 드린 바 있다. 대외 여건 악화로 기대했던 것보다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고 말씀 드렸지만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통주와 우선주는 지난해와 동일한 배당을 지급해 드리고자 한다. 2019년에는 더 향상된 성과를 거둬 내년 이 자리에서 이번보다 더 많은 배당으로 주주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주주가 주주친화정책과 관련해 주가관리와 배당 중의 우선순위를 묻자 최 부회장은 “주주친화정책은 주가와 배당 두 가지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가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미래성과 현재성을 모두 반영한다. 현재의 주가는 가치보다는 수급에 의해 영향을 받고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대체투자(부동산 등 주식이나 채권 외의 투자) 부문에서 대내외적으로 증권업계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6조 원의 투자자산은 지금의 재무제표에 모두 반영돼 있지 않다. (대체투자 부문이) 주가에 반영되면 더 놀라운 차별화가 보일 것이다. 미래의 가치를 보고 투자한 그런 자산들이 주가에 반영되면 현재의 주가는 전망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른 한 주주가 초대형 IB(투자은행) 사업 선정이 지연된 사유를 묻자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IB의 발행어음사업(자기자본 4조 원)과 IMA(종합투자사업자, 자기자본 8조 원) 인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현재 1년 넘게 일감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인허가를 하는 것으로 당국 방침이 정해진 것 같다. 제 바람은 공정거래 정책과 금융정책을 분리해, 금융정책에 따라 준비가 됐으면 인허가를 해주고, 또 공정거래가 문제가 있으면 잘못된 대로 과징금 등을 부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권태균 후보 일부 반대에도 이사 6명 모두 재선임 

임기가 만료된 각각 3명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는 이날 주총에서 모두 재선임됐다. 사내이사에는 최현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조웅기 대표이사 부회장, 김상태 IB총괄 사장이, 사외이사에는 황건호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권태균 법무법인 율촌 고문, 박찬수 파인스톤 대표가 재선임됐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는 김병일 현 사외이사(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가,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는 앞서의 황건호, 박찬수 사외이사가 재선임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반대를 권고한 권태균 사외이사 재선임의 건은 한 주주가 반대 의사를 표해 표결에 부쳐졌다. 투표결과 반대 1029만 7609주, 기권 1주, 찬성 3억 2684만 4019주로 나타나 원안대로 통과됐다.

앞서 CGCG는 21일 “권태균 후보가 속한 법무법인 율촌은 미래에셋대우를 대리해 자사주 교환거래를 자문했고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자문에 참여하는 등 다수의 자문거래가 있었다. 미래에셋대우의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과의 주식 매수가격결정 소송을 수행하고 지난해 1월에 선고된 법인세 취소소송 역시 율촌이 대리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반대의사를 표한 주주도 CGCG 권고를 인용하며 “권 사외이사는 율촌 고문과 미래에셋대우 사외이사, 둘 중 하나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 7명(사외이사 4명)의 제51기(2019년) 보수 최고한도액은 지난해와 같은 150억 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가 이사 보수로 실제 집행한 금액은 47억 1000만 원이다. 이 밖에 ​주총에서는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주권 및 사채권자의 전자등록 사항을 반영 하는 등 정관 6개 조항을 수정하는 안이 의결됐다.

한편 이날 재선임된 권태균, 박찬수 사외이사는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권태균 사외이사는 2년, 박찬수 사외이사는 1년 동안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반에 많은 조언과 전문지식을 제공했다”​​며 “​현행 법규상 자격 요건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부 오해로 인한 회사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이번에 자진 사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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