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1월 폭행, 배임, 횡령 등의 혐의를 인정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은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자신이 소유한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부지에 지으려고 했던 MP그룹 신사옥 건립 계획을 포기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처음 확인됐다(관련기사 미스터피자 신사옥 둘러싸고 정우현 회장에 쏠리는 의혹의 시선).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우현 전 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나자마자 자신이 소유한 도곡동 부지에 지으려 했던 MP그룹 신사옥 건설 계획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다가 ‘오너 명의의 땅에 사옥을 짓고, 회사로부터 임대료를 받으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MP그룹 신사옥 건설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도곡동 부지에 MP그룹 신사옥을 지을 수 없게 되자, 사비를 투자해 지하 4층~지상 9층 규모(연면적 3216.24㎡, 972.91평)의 사무용빌딩 ‘허니하우스(Honey House)’를 지을 계획으로 변경하고, 고덕종합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허니하우스 신축공사 계획안’을 살펴보면 건축용도는 ‘근린생활시설’ ‘교육 및 연구시설’로, 건축면적은 326.27㎡(987평), 건폐율은 49.66%, 용적률은 249.53%(1639.44㎡, 495.93평), 건물높이는 33.8m 등이다.
‘허니하우스 신축공사 계획안’에는 공사시간이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18일 현장을 방문해보니,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도곡공원(매봉산)을 지키는 주민모임(매봉삼성아파트, 타워팰리스, 포스코트아파트, SK리더스뷰 등 15개 단지 주민모임)’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3월까지 61차례나 집회시위에 나서 착공을 반대하고 나선 때문이었다.
주민모임 관계자는 “도곡근린공원으로 편입됐어야 할 땅에 상업시설이 들어선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매봉산의 자연이 심각하게 훼손될 게 뻔하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출퇴근하기에도 좁은 골목길이다. 사무용 빌딩이 들어서면 더욱 혼잡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고작 37㎡(11.19평)만 기부체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덧붙여 “정우현 전 회장이 건설 계획을 포기할 때까지 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허니하우스’ 공사비만 80억~1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현 전 회장이 공사대금을 어떻게 충당할지 재계의 관심이 모인다. MP그룹 최대주주였던 정 전 회장은 28억 5000만 원의 횡령·배임으로 자사 주식 750만 주(약 93억 4000만 원)를 담보로 잡혔으며, 징역형 선고와 함께 경영에서 물러났다. 보유 부동산은 도곡동 허니하우스 부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인 정 아무개 씨 부동산을 담보로 2017년 8월 우리은행에서 18억 7000만 원(채권최고액 기준), 2018년 6월 한국투자저축은행에서 11억 7000만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MP그룹 관계자는 “정우현 전 회장이 경영권에서 손을 뗀 지 오래됐다. 더 이상 정 전 회장 관련 질문에 답할 수 없고, 알지도 못한다”며 “도곡동 부지와 관련된 사안도 아는 게 없다”고만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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