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분당 400시간의 영상이 업로드 되는 유튜브, 모든 영상이 ‘꿀잼’일 수는 없다. ‘올댓튜브’에서는 드넓은 유튜브 세상에서 꼭 챙겨볼 만한 영상을 선별해 적절한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세상 모든 것이 유튜브로 통한다지만, 올해 68세인 배우 이덕화를 유튜브에서 만나게 되다니! 사실 ‘덕화TV’는 이덕화 개인 혹은 소속사 단위로 운영하는 1인 방송이 아니라 KBS에서 주관하는 예능 프로그램 프로젝트로, 이덕화(a.k.a. 더콰오빠)는 촬영 및 편집은 언감생심, 영상 댓글에 ‘감사합니다’란 다섯 글자의 대댓글 쓰는 데도 10분 가까이 걸리는 평범한 할아버지다.
탈모 염려 포인트(01:58) - “막 이렇게 끌어 모으고 그래. 자기야~ 나 옛날에 이렇게 널은 거 못 봤어? 초가집 지붕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서 ‘덕화TV’를 검색하게 되는 건 순전히 이덕화라는 개인의 매력에서 비롯된다. 본업을 의심케 할 만큼 낚시를 사랑하고, 전자레인지 사용법도 모르는 옛날 상남자지만 여전히 아내를 ‘이쁜이’라 부르며 사랑하고, 가발이 비뚤어지는 건 참을 수 없지만 축구할 때는 과감히 헤딩을 하고 세리모니로 춤을 추는, “부탁해요”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모발~ 모발~”이란 명대사가 어울리는 귀여운 매력 말이다.
특히 이덕화와 가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이미 예능에서 구독자 5만 명이 넘으면 가발을 벗고 모자만 쓴 뒤 버스킹을 하겠다고 공약을 건 바 있을 정도다(그런데 그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3월 18일 기준 구독자 5만 1000명 넘음). 예능 ‘덕화TV’가 방향이 갈팡질팡한 데 비해 유튜브 ‘덕화TV’는 유튜브에 어울리는 현란한 편집과 알맞은 분량으로 재미가 쏠쏠한 편이다. 예능에서도 간략히 하이모 지점을 찾아 자신의 가발 역사를 훑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 ‘하이모 PPL’ 영상만큼 웃기진 못하다.
긴 세월을 가발과 함께하며 탈모를 고민했던 이덕화가 매의 눈초리로 탈모 위험군인 김 PD를 찾아내는 모습, 상담을 받으며 김 PD가 10년에서 15년은 젊어 보이게 만드는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지금껏 업로드 된 ‘덕화TV’ 영상 중 가장 자신감 넘치는 이덕화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PPL도 이 정도 클래스라면 인정해줘야 한다. 나도 모르게 휑한 정수리 쪽을 쳐다보게 됐다니까. 부디 더콰오빠가 박막례 할머니나 더콰이엇과 콜라보하는 모습도 볼 수 있기를. 예능이 끝나도 유튜버로 지속되기를 바라며.
필자 정수진은? 영화를 좋아해 영화잡지 ‘무비위크’에서 일했고, 여행이 즐거워 여행잡지 ‘KTX매거진’을 다녔지만 변함없는 애정의 대상은 드라마였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인물 소개 읽는 것이 취미이며, 마감 때마다 옛날 드라마에 꽂히는 바람에 망하는 마감 인생을 12년간 보냈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유튜브에 있다는 걸 깨달은 후 신대륙을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중이다.
정수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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