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시 여성 공무원 10명 중 4명이 지난해 동료가 성희롱을 당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한국’이 서울시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2018년 서울시 공무원 직장 내 성평등 및 성희롱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주위 동료직원이 성희롱을 당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경험(자신을 제외)’이 있는 서울시 공무원은 전체 응답자 6810명 중 23.9%로 나타났다. 관련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 공무원은 37.9%로 남성(10.6%)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서울시 공무원 직장 내 성평등 및 성희롱 실태조사’는 2017년부터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18년 두 번째 실시된 조사에서는 기존 문항(성인지 의식)에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와 성희롱 관련 인식과 경험에 대한 문항이 추가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22일간 근무경력 3개월 이상 서울시 공무원(본청·사업소·자치구 공무원) 6810명(남성 3475명, 여성 3335명)을 대상으로 ‘성평등 의식,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 성희롱 인식·경험’ 등을 조사했다. 응답자는 50대 이상(전체 32.5%), 자치구 직원(71.7%), 6급 이하의 직원(전체 94.2%)이 많았다.
# 가장 많은 성희롱 유형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평가’
성희롱을 인지한 대부분의 공무원은 사건을 보고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62.8%)’ 이런 이유로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 될 것 같지 않거나(49.2%)’ ‘나/피해자의 소문, 평판에 대한 두려움(28.5%)’ ‘가해자/동료들과 관계 서먹/불편(26.1%)’ ‘대처방법을 모름(24.2%)’ 등이 꼽혔다.
# 서울시 여성 공무원 66.6% “성희롱 사건 적절한 처리 안 할 것”
적절한 사건처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로 서울시 공무원은 ‘성희롱을 조직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경향(50.7%)’ ‘직장 내 성희롱 묵인·방관문화(47.2%)’ ‘체계적인 규정 없음/성희롱 고충처리 전담창구 전문성 낮음(43.1%)’ ‘이전 성희롱 사건 처리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음(31.1%)’ 등을 들었다.
성희롱 관련 인식에서도 남녀 간 온도차를 보였다. ‘성희롱을 문제 삼으면 직장 내 인간관계 악화, 업무배제 등 결국 피해자만 손해 볼 뿐이다’는 문항에 여성의 74.6%, 남성의 24.9%가 동의했다. ‘성희롱은 가해자에 대한 징계가 미약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의견(여성 90.1%, 남성 51.5% 동의)과 ‘성희롱의 원인은 조직의 위계질서가 강하기 때문이다(여성 70.6%, 남성 37.4% 동의)’는 의견에 대한 인식도 남녀가 40%포인트(p)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 서울시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건수는 공개 불가”
설문을 주관한 서울시 젠더정책팀 관계자는 “개인적인 경험보다는 간접경험을 묻는 질문이었고, 주관적인 감정을 답하는 질문이었기 때문에 응답자가 성인지 감수성이 예민할 경우까지 포함됐을 수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성인지 교육’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성희롱 및 성폭력 관련 사안을 담당하는 서울시 여성권익기획팀 관계자는 “성희롱 관련 예방지침과 매뉴얼을 주기적으로 개정하고 있다. 성희롱 신고게시판을 운영하고 사안에 따라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를 열고 있다. 피해를 입었을 경우 법률적인 지원이나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한국’은 서울시 여성권익기획팀에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이 ‘직장 내 성희롱으로 여성권익기획팀에 신고한 건수’ 자료를 요청했지만, 관계자는 개인정보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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