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00번째 삼일절을 지나면서 아이들의 역사 궁금증이 더 커졌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왜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고, 어떻게 나라를 되찾았으며, 어떤 길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런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딱이다. 여기서는 1876년 개항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이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를 주로 보여준다면, 광화문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근현대사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 태극기에 담긴 자주독립의 꿈
‘대한민국의 태동’이라는 주제로 꾸며진 제1전시실에는 1876년 개항부터 1945년 해방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개항 이후 자주적 근대국가를 이룩하고자 했던 노력과 좌절,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역사, 그리고 해방을 맞을 때까지의 한반도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기서는 전시물들을 충실히 따라가며 설명해주면 된다. 벽면 한가득 차지한 독립선언서를 보면서 3·1 운동과 그 결과로 태어난 임시정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일제의 강제 징용 전 아내에서 남긴 유서를 보면서는 일제의 식민지 수탈에 대해 설명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전시실 중앙에 있는 세 장의 태극기다. 왼쪽의 가장 큰 것은 고종이 외교 고문이었던 미국인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알려져 있다. 오른쪽 위의 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김구 선생이 서명한 태극기다. 그 아래에는 광복군들이 서명한 태극기가 보인다. 흰 바탕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빼곡히 해방의 염원을 담았다.
# 3·1 운동에서 해방까지 다시 보기
이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한반도를 식민지로 만들었고, 초반에는 수만 명의 헌병을 동원해서 무력으로 통치했다. 그러기를 9년, 드디어 억눌렸던 우리 민족의 저항은 3·1 운동으로 폭발했다. 전시실의 벽 하나를 가득 메우고 있는 3·1 독립선언서와 유관순 열사의 수형기록표, 3·1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동경 유학생들의 2·8 독립선언서 등이 당시의 상황을 보여준다.
3·1 운동으로 독립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하지만 독립의 길이 쉽지는 않았다.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해 난징과 란저우 등을 거쳐 충칭까지 이어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동 경로가 그 어려움을 증언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은 계속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들이다. 전시실에는 김구 선생이 이끌던 한인 애국단에 들어가려고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가 쓴 입단 선서문이 있다. 그 옆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대일선전포고문도 보인다. 우리의 끊임없는 독립운동과 일본군의 전쟁 패배로 드디어 우리 민족은 해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 해방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
이어지는 제2전시실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한국전쟁의 비극, 그리고 전후의 폐허를 극복하는 과정을, 제3전시실은 1960~1970년대 산업화와 민주화를, 마지막으로 제4전시실에서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최근 모습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부턴 아빠의 설명이 좀 더 필요하다. 해방 이후 좌우 대립의 과정에서 남북한에 별도의 단독정부가 수립된 것은 비극의 출발이었으며, 결국 그것이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것 등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북한이 한국전쟁을 일으킨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한국전쟁은 남북한의 내전일 뿐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충돌이기도 하다는 점 또한 알려주어야 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다루고 있는 제3전시실을 보면서는 ‘산업역군’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주는 것이 어떨까. 서독으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 중동 건설 현장의 노동자, 평화시장 등에서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으며 일해야 했던 어린 ‘시다’들의 피땀에 대해서도.
88 올림픽 이후의 대한민국 선진화에 대해서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앞으로 극복해야 할 양극화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겠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좀 더 살만한 사회가 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여행정보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98
△문의 : 02-3703-9200
△관람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수요일·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 1월 1일·설날·추석 휴관)
구완회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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