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행보’를 보름 만에 다시 시작하면서 올해 들어 여전히 약세인 경제지표가 개선의 기미를 찾을지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의 경제행보에 따라 각 부처의 경제정책 방향이 나왔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경제행보 재개의 영향이 관심을 끈다. 문 대통령의 올해 행보가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이뤄진 데다 개각에서 재벌개혁 소신이 뚜렷한 박영선 의원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에 앉히면서 혁신성장과 재벌개혁 추진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디캠프’에서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를 가졌다. 디캠프는 18개 금융기관이 출연한 청년창업재단에서 운영 중인 시설로 스타트업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네트워킹, 창업 공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대형 전용 펀드를 조성해 향후 4년간 1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창출해 지원할 것”이라며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할 수 있도록 벤처지주회사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행보를 재개한 것은 지난 2월 19일 서울 월계문화복지센터에서 ‘문재인 정부 포용국가 사회정책 대국민 보고’를 한 뒤 정확히 보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올 들어 매주 한 번 이상씩 경제행보를 이어오는 등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1월 3일 서울 중구 스퀘어빌딩에 위치한 메이커 스페이스(혁신 창업기업 현장) N15를 방문하는 것으로 올해 경제행보를 시작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창업을 지원해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이어 7일에는 청와대 영빈관으로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등을 초청해 ‘중소 벤처기업인과의 대화’를 가졌다. 15일에는 역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22개 대기업 총수 및 대표 등을 불러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를 열었다. 23일에는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를 열었고, 25일에는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양대 노총 지도자와 만났다. 29일에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CES(가전전시회)를 찾았고, 하루 뒤인 30일에는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경제 현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의 행보는 서울에만 머물지 않았다. 1월 17일에는 울산광역시를 찾아 공장을 방문하고, 지역 경제인과 점심을 같이했다. 일주일 뒤인 24일에는 대전으로 내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둘러보고 으능정이 문화거리를 방문했다.
2월에도 문 대통령의 경제행보는 계속됐다. 설 연휴가 끝난 뒤 2월 7일에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등을 청와대 본관 인왕실로 초청해 ‘혁신 벤처기업인 간담회’를 가졌고, 13일에는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 대개조 비전선포식을 열었다. 하루 뒤인 14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 행사를 열었다.
이렇게 바빴던 문 대통령의 경제 일정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2월27~28일)에 집중하기 위해 19일 ‘문재인 정부 포용국가 사회정책 대국민 보고’를 끝으로 잠잠하다 3월 6일 재개됐다. 문 대통령의 경제행보 재개가 주목되는 것은 문 대통령의 행보에 따라 각 부처의 경제정책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미세먼지 질책 이후 각 부처 장관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분주했던 것과 비슷하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올해 들어 중소벤처 기업 관련 행보에 집중하자 경제부처의 정책도 중소벤처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1월 9일 열렸던 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주제 중 하나가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이었고, 23일 개최된 6차 경제활력대책회의 주제 중 하나는 ‘규제샌드박스(새로운 제품·서비스 출시 시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였다.
1월 30일 열린 7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는 ‘ICT(정보통신기술)산업 고도화 및 확산 전략’이, 3월 4일 개최된 9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는 ‘제 2벤처 붐 확산 전략’이 논의됐다. ‘문재인 정부 포용국가 사회정책 대국민 보고(2월 19일)’ 직전에 열린 8차 경제활력대책회의(2월 13일)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 ‘공공기관 일자리 확대 방안’이 다뤄졌다.
경제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핵심인 고용과 분배 관련 지표가 좋지 않다 보니 문 대통령이 올해부터 직접 경제를 챙기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부처 장관들 중 총선에 마음이 떠난 정치인들을 빼고 불출마 정치인이나 전문가들로 채우는 개각을 한 만큼 장관 교체기 혼란을 막기 위해서도 문 대통령이 혁신성장 등 정부의 아젠다를 각인시키는 행보를 당분간 이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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