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쿠팡플렉스 배송 단가를 두고 플렉서(배송인)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플렉서가 받는 배송 단가가 쿠팡플렉스 도입 이후 큰 폭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쿠팡은 플렉스 인원에 대한 최저임금을 보장하라’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초창기부터 쿠팡 플렉스로 일하고 있다. 처음엔 (배송 단가) 개당 2000원에 시간당 2만 5000원을 벌수 있다며 사람을 모집해 놓고 현재는 개당 최저 750원, 시기에 따라 프로모션을 받고 일하고 있다”며 “과대광고를 내보내 사람을 모집하면서 본사가 나서 개당 금액을 내리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쿠팡플렉스는 하루 단위로 고용된 일반인이 자차를 이용해 쿠팡 택배물량을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필요에 따라 일반인과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긱 경제(Gig economy)’ 방식으로 지난해 8월 도입됐다. 쿠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하루 평균 4000명의 플렉서가 쿠팡 물건을 배송한다.
플렉서는 통상 배송예정일 이틀 전 배송을 신청한다. 캠프(쿠팡물류센터 상품을 분배하는 시·구 단위 기지) 그룹채팅방에 올라온 설문에 인적사항과 배송시간(심야·주간·새벽), 배송지역, 희망 물량 등을 입력한다.
각 캠프 관리자는 설문을 확인해 캠프에 할당된 물량을 플렉서에게 분배한다. 배송예정일 전날 저녁에 플렉서에게 상품 수령 장소와 시간, 배송 지역 등을 알리면, 배송 당일 플렉서는 정해진 시간까지 캠프에서 물건을 자차에 실어 정해진 시간까지 배송한다.
‘배송 업무 위탁 계약서’ 상 쿠팡이 플렉서에게 지급하는 위탁수수료는 물품 1개당 750원(세전)이다. 다만 각 캠프에서는 프로모션을 통해 계약서상 단가에 인센티브를 붙여 지급하기도 한다. 별도의 유류비나 차량유지비 등은 지급되지 않는다.
일부 플렉서는 자신들이 실제 받는 배송 단가가 쿠팡이 홍보한 금액보다 턱없이 적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사업 출범당시 “시간당 2만 5000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플렉서를 모집했다. 실제 쿠팡은 출범 초기 프로모션 인센티브를 더해 1500원 이상의 단가를 지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도봉구 일대에서 플렉서로 활동해 온 A 씨(29)는 “주말(주간)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광고 홍보에 혹해서 플렉서에 가입하게 됐다. 최초 1500원이었다는 단가는 지난주 800원까지 떨어졌다. 주말(주간) 하루 박스 60~70개 배송하는데 5시간에서 많게는 8시간까지 걸린다. 유류비에 감가상각비까지 따지면 내가 받는 시급은 7000원꼴”이라며 “나처럼 시급 2만~3만 원 보장이라는 문구를 보고 신입들이 유입되는데 모두 과장 광고에 속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업초기인 지난해 8월부터 인천시에서 전업(주간) 플렉서로 활동해온 B 씨(40)는 “시간당 2만 5000원까지 벌수 있다는 건 절대 말이 안 된다. 초창기 단가가 1500원 수준으로 좋았을 때 월 300만~350만 원의 수입도 냈지만 지금은 150만 원도 빠듯하다”며 “지금은 플렉서가 많고 택배물량이 적다 보니 쿠팡에서 인센티브를 줘서 단가를 높일 이유가 없다”고 푸념했다.
쿠팡 관계자는 “배송 단가는 배송지역이나 배송시간, 당일 주문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주문이 들어왔는데 배송할 사람이 없으면 단가는 올라갈 수 있다”며 “1500원이라는 액수는 초창기 많은 플렉서를 모집하기 위해 지급한 프로모션 금액으로, 책정금액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쿠팡 측은 “시간당 2만 5000원 이상” 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가 과장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
[단독] '고통사 의혹' 전직 청주 동물보호센터장 새 병원 개업
· [아빠랑]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보는 역사교과서' 공주 백제 기행
·
'현직 항공사 면접관이 멘토링?' 승무원 취업 시장 과열 실태
·
'레드오션' 여행시장에 뛰어든 쿠팡·위메프·티몬의 항로
·
KKday 한국법인 대표가 털어논 '액티비티 앱' 시장 성공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