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해당 항공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이 항공사 관계자는 “소문을 접한 뒤 내부적으로 조사했으나 현직 면접관이 사설 학원의 멘토링에 참여한 적은 없었다. 사내 규정상 채용 관계자가 대학교를 제외한 기관 등에서 취업 관련 강의를 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퇴직자를 퇴직자라 부르지 않는 승무원 과외 시장
멘토링을 진행한 A 업체 대표는 “학생들의 오해로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그는 “멘토링에 참여했던 항공사 관계자는 현직자가 아닌 퇴직자다. 면접관으로 활동한 경력 등이 있어 학생들에게 채용 관련 이야기를 들려줬고, 멘토링 참가자들이 그를 현직 면접관으로 오해한 것”이라 덧붙였다.
실제 면접에서 만난 면접관이 멘토링에 참석한 것을 봤다는 학생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닮은 사람을 보고 착각했을 것이다. 경쟁 업체가 허위사실을 악의적으로 퍼뜨리고 있다. 실제로 현직 면접관이 참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학생들이 멘토링에 참여한 퇴직자를 현직 면접관으로 오해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했다. A 업체가 면접관 경력이 있는 항공사 퇴직자를 소개하면서 ‘퇴사했다’는 내용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항공사 관계자라는 두루뭉술한 설명에 면접 이력 등을 나열해 소개하니 멘토링 참가자들은 그를 현직 면접관이라 확신한 것이다.
A 업체 대표는 “굳이 퇴직자라고 밝힐 이유가 있느냐”며 “퇴직자를 세미나에 초대해 학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것이 어떤 부분에서 잘못된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 업체는 그간 SNS 채널에 현직 면접관과의 친분을 강조하려는 듯 ‘○○항공 면접관 만나고 왔습니다’ ‘면접관의 속마음, 속뜻’ 등의 영상 콘텐츠를 자주 업로드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A 업체 대표는 “지인 중 항공사 관계자가 많아 그들 얘기를 참고해 만든 영상”이라며 “여러 콘텐츠가 많다 보니 이야기가 와전돼 현직자가 참여한다는 소문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A 업체 멘토링 후기. 현직 면접관을 만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내용들이 자주 눈에 띈다. 사진=블로그 캡처
# 항공사 관계자 모시기 대작전 “합격에 큰 변별력 없어”
승무원 채용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대한항공 부사무장 출신 명혜리 HR기업교육연구소 대표는 “2010~2012년 저비용항공사가 출범하면서 승무원 채용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혼자 준비하는 게 막막했던 학생들이 학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학원이 이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면서 과외 시장도 커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외의 경우 소수 정예로 운영되다 보니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 최근에는 많은 학생들이 승무원 과외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과외 업체는 학원만큼 대대적인 홍보비용을 쏟지 못하기 때문에 수강생 사이에서 입소문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타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항공사 관계자와의 인맥이나 최근 이력, 정보력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현직자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명혜리 대표는 “승무원 채용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일부 업체가 현직자를 데려온다는 얘기가 종종 들려온다. 하지만 소문만 돌 뿐 실제로 본 적은 없다”며 “재직자가 겸업 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하는 외항사도 간혹 있지만 국내 주요 항공사는 겸업이 철저히 금지된다. 때문에 현직자가 외부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최근 모 항공사를 퇴사한 승무원도 “재직 중일 때 업체 등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비공개로 그룹 멘토링 등을 해달라는 제안도 있지만 규정상 불가능해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명 대표는 현직자 혹은 퇴직자 특강이 합격에 끼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조언한다. 그는 “학원이나 과외 등의 사교육을 받은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합격률이 월등히 높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외부 강의는 합격에서 큰 변별력을 갖지 않는다”며 “과장된 프로필이나 홍보 내용 등 일면만을 보고 업체를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한 면접 규정은 계속해서 달라지기 때문에 퇴직자의 이야기라고 해서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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