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분당 400시간의 영상이 업로드 되는 유튜브, 모든 영상이 ‘꿀잼’일 수는 없다. ‘올댓튜브’에서는 드넓은 유튜브 세상에서 꼭 챙겨볼 만한 영상을 선별해 적절한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한국 성인 독서율이 참담하다는 소식은 전혀 놀랍지 않다. 나 역시 5년 전, 10년 전에 비해 책을 사는 횟수와 읽는 도서량이 현저하게 줄었으니까. 열 명 중 네 명이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이 시대에, 책을 소개하는 유튜버가 주목받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
영업 포인트 대사(17:48) - “궁금하지 않으세요? 괴벨스 비서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네, 결국 궁금해서 책을 주문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인 김겨울이 운영하는 채널 ‘겨울서점’은 북튜브로는 드물게 10만 명 가까운 구독자 수를 보유했는데, 현재 활동하는 많은 북튜버들이 영향을 끼친 유튜버로 겨울서점의 김겨울을 꼽을 정도다. 겨울서점은 책 읽기 싫어하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권하지 않는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처럼 책의 줄거리를 세세히 이야기해주지도 않고, 특별한 독서법을 소개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의 취향에 입각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책에 대한 감상을 들려준다.
이번 영상에서는 나치 시대를 다룬 두 권의 책,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브룬힐데 폼젤의 ‘어느 독일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악의 평범성’이란 말로 유명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읽지는 않았지만 들어본 적은 많은 책. 어쩐지 어렵고 이해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인데, 라디오 디제이 뺨치는 매력적인 중저음에 차분하고도 조곤조곤한 어투로 간단히 책의 내용과 책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김겨울 때문에 새삼 읽고 싶어진다.
‘어느 독일인의 삶’으로 넘어가면 ‘영업왕 김겨울’의 면모가 한층 빛난다. 괴벨스의 비서로 일했던 저자의 내밀한 삶을 통해 나치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책을, 중간중간 힘을 주어 그 매력 포인트를 짚어준다. 괴벨스의 비서로 일했지만 유태인 출신의 남자를 사랑했고, 자신의 책임이 없다며 회피하는 저자의 모순을 보면서 김겨울의 말처럼 ‘그 혼란을 스스로 체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렇게 영업에 성공하니 겨울서점이 조용한 성황일 수밖에.
필자 정수진은? 영화를 좋아해 영화잡지 ‘무비위크’에서 일했고, 여행이 즐거워 여행잡지 ‘KTX매거진’을 다녔지만 변함없는 애정의 대상은 드라마였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인물 소개 읽는 것이 취미이며, 마감 때마다 옛날 드라마에 꽂히는 바람에 망하는 마감 인생을 12년간 보냈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유튜브에 있다는 걸 깨달은 후 신대륙을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중이다.
정수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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