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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본부인가, 구멍가게인가' 가맹점 없는 프랜차이즈 28%

지난해 정보공개서 기준 폐지 브랜드도 1000개 넘어…"허가제, 사업다각화 필요"

2019.02.26(Tue) 15:56:23

[비즈한국]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규모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황은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기준 가맹점을 한 곳도 보유하지 않은 브랜드가 1700개를 넘긴 것. 또한 신규 등록 브랜드는 1300여 개에 이르지만 폐지된 것은 1000여 개나 됐다.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등록제​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그 피해는 가맹점주 몫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규모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황은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1일 발표한 가맹산업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프랜차이즈업 참여 사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연말 가맹본부가 등록한 정보공개서 기준으로 총 가맹본부 수는 4882개, 브랜드는 6052개, 가맹점은 24만 3454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대비 가맹본부·브랜드가 1.64배, 가맹점이 1.27배 증가한 수치다. 2013년 기준 가맹본부·브랜드는 3000여 개 내외였으며 가맹점은 19만여 개에 불과했다.

 

이러한 규모 성장과 달리 ​업황은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사업 등록만 하고 가맹점을 보유하지 않은 브랜드가 허다한 것.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등록된 가맹본부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맹점이 한 곳도 없는 브랜드는 총 1735개(28%)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을 1~10개 보유한 곳은 2194개(36%), 11~100개인 곳은 1794개(29%)로 집계됐다. 가맹점이 100개 이상인 곳은 376개(6%)에 불과했다.​

 

브랜드 4곳 중 1곳은 가맹점을 전혀 보유하지 않은 셈이다. 1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한 브랜드는 전체의 절반도 안 된다. 바꿔 말하면 일부 대형 업체만이 다수의 가맹점을 보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내용 기준. 자료=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한 해 신규 등록된 브랜드만큼이나 폐지되는 것도 많았다. 2018년 기준 신규 등록 브랜드는 총 1380개, 폐지 브랜드는 1067개로 집계됐다. 가맹사업 시도는 늘어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좋지 못한 셈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오롯이 가맹점주 몫이란 분석이 나온다.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김승현 ​소장은 “기존에 운영하던 가게 가 잘 돼서 이를 확대하거나 새롭게 가맹사업을 시작하는 사업자 수가 늘어나는 셈인데, 이것이 모두 성공하지 못함을 방증한다”​며 “​이로 인해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을 말소하거나 브랜드를 접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연이 끊긴 가맹점에게 전가된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등록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지자체에​ 등록만 하면 가맹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보니,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가맹사업자까지 우후죽순 늘었다 폐지되고 있다는 것. 현행법에 따르면 가맹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가맹본부는 가맹점주 모집, 가맹계약 체결 전 정보공개서를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재무상황과 실적, 가맹사업자 부담금 등을 포함한 문서다.

 

김승현 소장은 “​해외처럼 우리나라도 프랜차이즈 산업을 ‘​허가제’로 바꿔 사업성을 검증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중국은 1년 이상 경영기간, 2개 이상 직영점 확보를 가맹사업 허가 조건으로 둔다. 미국에선 연방정부 산하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관련 서류를 제출, 승인을 받아야만 가맹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등록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맹 희망자들이 가맹본부를 평가·선택해 경쟁력 있는 사업자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시장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라며 “​다만 정부는 그 과정에서 가맹희망자·점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장현황, 사업 정보 등을 더 충실히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악화된 경제상황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지용 교수는 “​높아지고 있는 실업률과 무관치 않다. 자영업, 가맹사업은 큰 노하우를 필요로 하지 않다보니 이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내수시장이 작고 업계 경쟁은 치열하다보니 가맹점 확대 등에 실패하고 사업을 길게 끌고 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 회장)는 “​현재 국내 전체 가맹사업의 절반이 외식업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을 교육 등 아이디어 사업으로 다양화해야만 사업자 간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줄고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진 기자

reveal@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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