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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식당은 영화일 뿐' 카페 창업이 실패하는 이유

이상에만 집착하거나 손익계산 느슨해선 안돼

2019.02.25(Mon) 17:07:25

[비즈한국] 카페 창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바야흐로 인생 100세 시대. 무사히 정년까지 일하고 은퇴한다 해도 40년을 버티기란 역부족이다. 따라서 창업을 통해 ‘인생의 2막’을 열어보려는 것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워라밸 문화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워라밸은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한다. 간단히 말해 ‘적당히 벌고 잘 살자’는 마인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일찌감치 회사를 관두고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이들도 적지 않다.

 

카페 창업에 관심이 높지만, 그만큼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 커피박람회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다만 폐업률 또한 높은 것이 카페다. 혹자는 ‘좋아하는 커피 일이라면 큰돈을 벌지 않아도 괜찮다’고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그런 자세로는 카페를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경영 노하우가 확실한 대기업 체인점이 동네에 진출할 경우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카페 업계에서 살아남는 길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 일본 경제전문 매체 ‘동양경제온라인’은 ‘카페 창업자들이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해 관심을 모았다. 분석에 따르면 카페가 불과 몇 년 만에 폐업 위기로 전락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이상이나 로망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구체적으로 짚어보자. 오직 커피 맛에 집중해 ‘맛의 차이를 아는 사람만을 위한 카페’를 개업했을 때다. 메뉴는 커피 중심으로 꾸리고, 디저트나 간편식은 팔지 않는다. 그러면 ‘마니아’는 모일지 몰라도 객층은 확대되지 않는다. 매출액은 ‘객단가×고객수’이므로 좀 더 비싼 메뉴를 팔아서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상당히 희소가치가 있는 커피를 고가격대에 팔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한 것이다.

 

영화 ‘카모메식당’처럼 요리를 함께 제공하는 카페를 창업할 경우, 메뉴의 폭을 너무 넓게 잡으면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영화와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사진=영화 ‘카모메식당’ 캡처

 

특정 분야나 캐릭터를 좋아해 자신의 로망을 카페로 실현한 케이스도 있다. 이 역시 애호가들은 모일지 모르지만 객층은 넓히기 어렵다. 관련 상품, 잡화를 판매함으로써 객단가를 높이는 방법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자체 제작이 아닌 한, 라이선스 비용 등을 생각하면 고수익 상품으로 이어지기란 쉽지 않다.

 

또 다른 사례다. 영화 ‘카모메식당’을 동경해 카페에 접목시켰다고 하자. ‘자신 있는 요리’를 함께 제공하는 카페가 콘셉트. 그러나 메뉴의 폭을 너무 넓게 잡으면 소규모로 운영하는 카페에서는 준비 작업도, 요리도 힘들어진다. 실제로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휴일조차 그 준비를 하느라 쉬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많다. 이래서야 워라밸은 꿈도 못 꾼다. ‘영화와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둘째, 수지타산과 손익계산이 느슨하다.​

 

카페는 레스토랑에 비해 객단가가 낮은 업종이다. 때문에 원가율이 낮은 효자상품을 많이 팔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보통은 커피다. 아무리 비싼 원두라도 원가는 1잔에 500원 미만(단 원두 옥션에서 낙찰 받은 최고가 품종은 제외). 당연한 얘기지만, 제대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고객이 ‘납득할 만한 가격’에 많이 팔면 경영은 안정을 찾는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일본의 ‘사자커피’다. 1969년 시골마을 이바라키현에 문을 연 사자커피는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작은 7평짜리 작은 카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일본 전역에 지점이 12개로 불어났다. 특히 본점이 있는 이바라키현에서는 대기업 스타벅스조차 사자커피의 인기를 뛰어넘지 못할 정도다.

 

일본 3대 카페로 꼽히는 사자커피. 본점이 있는 이바라키현에서는 스타벅스를 뛰어넘는 인기를 누린다. 사진=사자커피 페이스북

 

경제저널리스트 다카이 나오유키는 사자커피를 “마니아를 흡족하게 하는 커피 맛을 갖춘 동시에 솜씨 좋게 ‘로망’을 판다”고 평가한다. 사자커피는 우선 맛이 뛰어나다. 2017년 일본 전국 바리스타대회 결승전에 오른 6명 가운데 3명이 사자커피 직원들이었다. 

 

커피 외에 디저트와 굿즈(Goods)도 잘 팔린다. 디저트류는 커피와 궁합이 잘 맞는 빵 메뉴가 주류로, 쇼트케이크와 특제 카스테라가 인기다. 이들 역시 객단가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 본점의 경우 커피와 굿즈의 매출비율이 5 대 5에 달한다. 커피 마니아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다. 

 

​※다음 기사에서 ​‘일본 3대 카페’로 우뚝 선 사자커피의 성공 비결을 더 자세히 알아볼 예정입니다.​ 

강윤화 외신프리랜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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