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튜브] 오눅의 브이로그 'VOVO커리, 허둥지둥 잡지 촬영…'

[비즈한국] 분당 400시간의 영상이 업로드 되는 유튜브, 모든 영상이 ‘꿀잼’일 수는 없다. ‘올댓튜브’에서는 드넓은 유튜브 세상에서 꼭 챙겨볼 만한 영상을 선별해 적절한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직장인의 일상만큼 단조로운 게 없다. 부지런히 연애하거나 자기계발과 취미에 몰두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아침 일찍 출근해 종일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퇴근할 즈음이면 문자 그대로 떡이 되니 그리운 것은 오직 침대뿐. 

‘집-회사-집-회사’​를 오가는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상이 지겹다면 오눅(onuk)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Vlog)를 보자. 일본 도쿄에서 직장생활 중인 오눅은 출근부터 퇴근에 이르는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이게 은근히 보는 이의 시선을 끈다.

구매욕 뿜뿜 장면(11:01) - 눅이꾼(오눅의 팬들)이 알려줬다는 ‘The Alley’의 제일 맛있는 메뉴 ‘브라운 슈가 디어리오카 밀크’ 버블티. 진짜 맛있다는 조용한 감격의 목소리를 들으니 한국 지점을 폭풍 검색하게 된다.

보통 직장인처럼 요리해서 식사를 하고, 출근 전 전신거울로 ‘출근룩’을 점검하고, 편의점에서 샐러드나 간식을 사고, 점심시간이면 근처 밥집에서 밥을 먹고, 퇴근 후에는 간단한 쇼핑을 하고 돌아와 요리를 하는, 그런 평범한 일상. 그런데 그 평범한 일상이 하나하나 눈에 든다. 

작지만 정갈하고 느낌 있는 부엌이 부럽고, 어디서 샀는지 너무 궁금한 식기와 조리도구들이 부럽고, 손톱에 바른 산뜻한 네일 컬러와 감각적인 반지와 힘주지 않고도 패셔너블한 옷차림이 부럽다. 

오눅의 브이로그는 ‘남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한 사람들의 관음증과 대리만족을 채워주는 동시에 오눅 특유의 디테일한 감성을 엿보면서 나도 조금만 따라잡으면(?) 저런 감각적이고도 평온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당연히 어렵다). 이런 감정이 드는 게 나만은 아닌지, SNS를 보면 오눅의 발자취를 따라 요리나 쇼핑,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잠들기 전에 오눅의 영상을 꼭 본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영상 자체도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할 뿐더러 영상에 담긴 잔잔한 생활소음이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 효과를 주기 때문. 도시 직장인의 ‘리틀 포레스트’를 찾고자 한다면 오눅이 답이 될 것 같다. 단, 치솟는 구매욕은 알아서 다스릴 것. 

필자 정수진은? 영화를 좋아해 영화잡지 ‘무비위크’에서 일했고, 여행이 즐거워 여행잡지 ‘KTX매거진’을 다녔지만 변함없는 애정의 대상은 드라마였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인물 소개 읽는 것이 취미이며, 마감 때마다 옛날 드라마에 꽂히는 바람에 망하는 마감 인생을 12년간 보냈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유튜브에 있다는 걸 깨달은 후 신대륙을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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