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포스코건설, 호반건설, 한화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지방에 본사(본점), 수도권에 핵심 부서를 두고 있다. 이들 회사 본사에서 주요 사업을 총괄하지 않다 보니 의아한 시선을 받곤 한다. 그럼에도 이전 계획은 없다. 그 이유가 뭔지 ‘비즈한국’이 취재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로 180(괴동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건축사업본부, 개발사업본부, 에너지사업본부, 토목환경사업본부 등의 핵심부서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뒀다가 2004년 10월 역삼동 대륭빌딩으로 옮겼으며, 2010년 5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업무단지에 신사옥이 완공되자, 핵심부서 소속 1100여 명의 임직원을 신사옥에 입주시켰다.
이후 포스코건설은 포항 본사에 남겨뒀던 주력부서인 플랜트사업본부 소속 임직원 일부가 송도 신사옥에 입주했다. 이전 시점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 포스코건설 신사옥에서는 이영훈 대표이사를 비롯해 15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본사의 역할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포항제철소(포스코)의 건설, 유지, 보수를 근간으로 설립된 건설사”라며 “플랜트사업본부 소속 임직원의 상당수가 본사에서 근무한다. 300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와 한화건설도 마찬가지다. 전남 화순군 화순읍 오성로 537에 본사를 둔 호반건설은 2000년대 초반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310(역삼동)에 위치한 유니온센터오피스텔를 임차해 핵심부서를 서울로 옮겼다. 오는 3월 말 우면동 신사옥에 입주하나, 본사 소재지를 신사옥으로 옮기지는 않을 예정이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한화건설의 본사 소재지는 경기도 시흥시 대은로 81(대야동)이다. 하지만 개발사업부를 포함한 일부 부서만 본사에 남아있고, 핵심부서인 토목환경사업본부, 건축사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등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24에 위치한 전경련회관 8~16층에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방의 ‘무늬만 본사’가 주된 기능을 하지 못하자 건설업계에서는 이들 핵심부서가 있는 수도권으로 옮겨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각 회사들은 나름의 사정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사 관계자는 “본점 소재지를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법인세를 받는 지방국세청과 법인소득세를 받는 관할도청의 반대가 심하기 때문”이라며 “영업이익의 20~50%를 법인 소득 관련 세금으로 낸다. 본점 소재지를 타 지역으로 옮기면 지방자치단체의 세수가 대폭 줄 수밖에 없어 반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수주 사업 대다수가 본사 소재지 관할 지역에서 진행된다. 굳이 본사를 옮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 지방국세청 관계자는 “법인세가 지방자치단체 예산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본사 이전을 적극적으로 말릴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지방자치단체가 법인세 감면 및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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