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분당 400시간의 영상이 업로드 되는 유튜브, 모든 영상이 ‘꿀잼’일 수는 없다. ‘올댓튜브’에서는 드넓은 유튜브 세상에서 꼭 챙겨볼 만한 영상을 선별해 적절한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푸들 스타일 펌을 하고 “어, 왔니?” 하며 무심한 척 카메라 앵글로 들어서는 할머니를 볼 때부터 웃음이 터진다. 나도 모르게 현실에서 “네, 왔어요”라고 답하게 된다. 박막례 할머니(Korea Grandma)는 유튜브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을 만치 뜬 인기 시니어 유튜버다.
촌철살인 대사(0:43) - “친구는 무조건 사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관리를 잘해야 해.” 영상=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
올해 우리나이로 73세를 맞는 이 유쾌한 할머니는, 할머니의 치매 예방을 걱정한 유쾌한 손녀와 의기투합해 유튜브 세계에 입성해 무수히 많은 팬(편이라고 발음한다)을 만들어냈다.
박막례 할머니가 스타강사에 빙의해 들려주는 계모임에 대한 정의는 기존의 이미지를 뒤엎어 버리게 한다. 한국에서 계모임은 자주, 집집마다 전설처럼 존재하는 곗돈 들고 튄 고모 또는 삼촌이나 어렵사리 모은 언니의 대학 입학금을 들고 튄 동네 계주 아주머니 등의 음습함으로 변질되곤 했다. 만일 그런 쓰라린 경험이나 간접 경험으로 계가 꺼려진다면 이 영상을 보라.
“느그, 전화 오는 데 있어? 너 친구 없잖아”라고 뼈를 때린 후 간단하게 “긍께 계모임을 해야 돼”라고 시작하는 박막례 할머니. 한 달에 한 번씩 쓱 만나서 밥도 먹고 속 썩이는 자식들 흉도 보고 그러다 여행도 가게 되는 건설적인 우정 관리 시스템이 할머니가 말하는 계모임이다. 노년의 계모임은 낙이 없는 일상의 실낱같은 기대(기되라고 쓴다)이자 계주를 맡은 이에게는 치매 예방 운동이 된다.
친구가 없으면 어떻게 계모임을 짜야 할지, 성격 안 맞는 친구가 계모임에 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모임의 이름은 얼마나 창의적으로 짓는지 등등 손녀가 하나하나 계모임에 대한 의문을 던질 때마다 답변에 막힘이 없이 명쾌하다. 그 답변을 들을 때마다 당장이라도 없는 친구들을 긁어모아 계모임을 짜야 할 것 같은 사명감이 든다. 우리 모두, 박막례 할머니의 족집게 정리를 참고삼아 우정도 쌓고 일상의 기대도 얻고 건강까지 관리하는 마성의 계모임에 빠져보자고.
TIP : 만약 계모임을 결성해서 모이는 날이라면 레전드 영상으로 꼽히는 박막례 할머니의 ‘계모임 갈 때 메이크업’ 영상을 참고할 것.
필자 정수진은? 영화를 좋아해 영화잡지 ‘무비위크’에서 일했고, 여행이 즐거워 여행잡지 ‘KTX매거진’을 다녔지만 변함없는 애정의 대상은 드라마였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인물 소개 읽는 것이 취미이며, 마감 때마다 옛날 드라마에 꽂히는 바람에 망하는 마감 인생을 12년간 보냈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유튜브에 있다는 걸 깨달은 후 신대륙을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중이다.
정수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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