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4는 2018년 1년간 다채로운 기법과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작가들을 찾아 소개한 결과물이다. 특정 경향이나 방법, 장르로 구분되지 않는 회화 작가 24명이 초대되었다. 이들 중 가장 두드러진 경향인 재료와 기법에의 관심, 팝아트를 지상전시 1에서 소개했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흐름은 시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회화들이다. 이런 방법은 서양 회화가 본질로 삼아온 환영주의에 뿌리를 둔다. 일종의 착시 현상에서 오는 시각적 즐거움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김시현은 고도의 사실성을 바탕으로 평면의 입체화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이다. 도자기나 일상 용품을 보자기로 싼 이미지를 표현한다. 특히 보자기의 외곽선을 그대로 드러내 실재감을 더한다.
남빛은 전통 초상화의 배채 기법으로 화면의 공간적 깊이감으로 시각 효과를 높인다. 그는 이를 통해 평범해 보이는 화면이지만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를 보여준다. 이에 비해 허훈은 추상성과 구상성의 결합으로 화면의 움직이는 효과에 주목하는 작가다. 그의 화면은 화려하며 다양한 이미지가 충돌하는 느낌을 준다. 자신과 같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 사이에 낀 세대의 혼란을 표현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아이디어가 빛나는 작업으로 뛰어난 시각 효과를 보여주는 손문일의 작업은 착시 효과로 가상 현실의 효과를 보여준다. 등신대 크기의 인체의 실재감을 극대화하는 회화다. 역시 아이디어의 절묘함으로 시각 효과를 높이는 작가가 이군우다. 그는 어둠 속에서 보이는 회화의 역설을 실현하고 있다. 야광을 이용한 작업으로 빛이 없어야 보이는 회화에 도전해 성공한 그림이다.
조현애는 전통 회화와 서양 고전 회화의 이미지를 현대적 일상 공간에 배치하는 작업으로 환상적 시간 개념을 표현한다. 공간의 어긋난 구성으로 환상적 시각 효과를 보여준다.
추상 회화는 이 시대 성공한 흐름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경자와 최은혜는 추상 회화로 회화의 본질에 물음을 던진다. 이들은 모순의 미학에 도전하는 공통점을 보여주는데 방법에서는 판이하다.
한경자는 기하학적 추상 방법으로 화면 구성이 중심이 되는 작업이다. 그의 그림에서는 묘한 착시 효과가 보이는데 면의 왜곡된 배치와 색채 때문이다. 이를 통해 평면에 공간을 집어넣는 실험을 한다. 회화가 평면을 표현하는지 아니면 공간을 나타내는지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최은혜는 오브제와 빛을 이용한 그림자로 평면의 입체화를 시도하는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회화의 영원한 숙제인 본질에 도전해 회화성을 연구하는 흐름의 작가군이다. 김진관은 채색의 정통적 방식에서 화면의 깊이를 추구하며, 김은진은 중첩된 붓질과 색면의 겹침을 통해 화면의 깊이를 표현하고 있다. 임소형은 선과 색채의 관계에서 장식성을 추구하는 회화로, 주미향과 금영보는 물질 감의 효과를 통해 뚝심 있는 화면을 연출하는 회화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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