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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 청구액 합이 1조 'BBQ 대 bhc' 사활 건 치킨게임의 기원

감정싸움 비화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고래싸움에 양사 가맹점주들만 '울상'

2019.02.18(Mon) 17:00:30

[비즈한국] “아, 그거? 완전 감정싸움이지.” 익명을 요구한 치킨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2017년 매출액 기준 교촌치킨에 이어 치킨업계 2위, 3위를 차지하는 비에이치씨(bhc)와 제너시스비비큐(BBQ)는 유명한 앙숙이다. 현재까지 서로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을 합치면 무려 1조 원에 가깝다. bhc와 BBQ의 자산이 각각 2737억 원, 818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둘은 말 그대로 사활을 건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때는 한솥밥을 먹던 식구이기도 했던 두 회사는 왜 목숨 걸고 싸우는 걸까.

# 식구에서 ​이 되기까지

윤홍근 BBQ 회장은 2004년 30억 원에 ‘별하나치킨’을 사들여 bhc로 탈바꿈시켰다. 윤 회장은 업계 ‘톱2’에 BBQ와 bhc를 나란히 올려놓으며 한때 점유율 20%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던 2013년 6월 BBQ는 bhc를 사모펀드인 로하틴그룹(당시 CVCI)에 매각한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BBQ는 bhc와의 10년간의 동거를 끝내고 2013년 6월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에 bhc를 매각했다. 전쟁의 서막은 이때 올랐다. 현재 두 회사 간의 청구 소송 금액은 1조 원에 달한다. 그래픽=김상연 기자


당시 BBQ는 해외 진출에 실패하며 자금난에 시달렸고, 부채비율이 755%에 달했다. 2012년 12월 BBQ는 자본잠식률이 68%에 이르렀고, 매출은 16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 원가량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82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금이 필요했던 BBQ는 회사의 물류를 담당하던 ‘GNS로지스틱스’와 식자재를 관리하는 ‘제너시스푸드’까지 패키지 딜로 팔아넘겼다. 매각액은 1300억 원.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물류와 소스 공장은 사실 치킨 산업에 핵심”이라며 “그것까지 팔았다는 건 자금난이 그만큼 심각했던 것으로 보면 된다. 사실 윤 회장은 bhc를 잠깐 팔았다가 사정이 좋아지면 다시 살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마땅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던 BBQ는 한동안 bhc 측의 퇴거 요구에도 물류 공장의 짐을 빼지 않고 더부살이하기도 했다.

자금난뿐만 아니라 BBQ가 bhc를 함께 운영하기엔 경영 부담이 있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 BBQ는 2012년 코스닥 직상장을 추진했지만 상장 예비심사에서 탈락했다. 당시 치킨 시장의 성장성 둔화와 BBQ의 복잡한 지배 구조 때문에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남에서 앙숙으로

BBQ와 bhc는 언제부터 앙숙이 되었을까. 로하틴그룹은 bhc를 인수하면서 박현종 현재 bhc 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다. 박 회장은 2012년 삼성전자에서 BBQ로 회사를 옮겨 글로벌사업 대표를 맡고 있었다. BBQ에서 생활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bhc로 또 이직한 것. 박 회장이 BBQ에서 bhc로 가면서 윤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고도 해석이 가능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박현종 bhc 회장(왼쪽)과 윤홍근 BBQ 회장. 2013년 매각 당시 박 회장이 bhc 전문경영인으로 가면서 윤 회장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로하틴 그룹의 요청으로 윤 회장이 박 회장을 보낸 것이라고 한다. 사진=bhc·제너시스비비큐 제공


당시 로하틴 그룹은 BBQ에 전문경영인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윤 회장이 직접 두 명을 추천했다. 그 중 한 명이 박현종 회장이었다고 전해진다. 양 사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매출 800억 원에 불과했던 bhc가 BBQ를 제치고 올라선 2016년께다. 2016년 기준 bhc는 매출 2326억 원을, BBQ는 2197억 원을 기록했다.

사활을 건 치킨게임의 신호탄은 로하틴그룹의 자회사 격으로 bhc 지분 100%를 가진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FSA)가 쏘아 올렸다. FSA는 2014년 9월 가맹점 수를 부풀렸다는 이유로 BBQ를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원에 제소했다. ICC는 2016년 FSA의 손을 들어주며 BBQ에 98억 원 배상 판결을 했다. 2016년 BBQ의 영업이익인 191억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BBQ는 반격에 나선다. 2017년 4월엔 BBQ는 bhc와의 물류서비스 계약을 파기한다. bhc가 영업비밀 빼간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법정다툼을 통해 bhc가 승리했고, 결국 계약 파기는 무효가 됐다. 소송서 승리한 bhc는 BBQ에 2300억 원 규모의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반격한다. BBQ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 선언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 추가로 537억 원 규모의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까지 하기도 했다.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러던 지난해 11월 BBQ는 영업 비밀을 빼갔다는 이유로 bhc와 박현종 회장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해킹으로 자사의 정보통신망에 들어와 레시피를 빼갔다는 것. BBQ는 피해 금액을 7000억 원으로 자체 산정하고 그중 1000억 원을 우선 청구했다. 이 소송 역시 현재 진행 중이다.

# 감정싸움으로 번진 맞소송

BBQ와 bhc 간의 자잘한 소송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감정싸움으로 번져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의견이 업계에 팽배하다. 레시피를 훔쳐갔다는 상대 직원을 형사고소 하는 것은 물론, 물류 차량에 붙여진 자사 로고를 랩핑 문제로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bhc와 BBQ의 매출과 점포 수 추이를 보여주는 표. 2013년 매각 당시 826억 원에 불과했던 bhc의 매출은 2016년 3년 만에 BBQ를 넘어섰다.


BBQ에서 bhc로 넘어간 임원의 모친상에 BBQ 직원이 조문을 갔다가, 얼마 후 사표를 쓰게 됐다는 일화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양사 내부 직원들도 이 둘의 관계에 지친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가맹점주다. 본부의 싸움은 이미지 훼손으로 타격이 전해지기 때문. 양사 중 한 곳의 가맹점주는 “고래들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bhc 관계자는 “BBQ의 일방적인 소송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법을 근거하여 대부분의 소송에 대해 승소했다”며 “불필요한 소송전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가맹점과 소비자를 위한 노력이 우선이 되어야하는데,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BBQ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소중한 우리 유무형의 자산을 지키며 가맹점의 이익을 보호하고 대변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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