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시가 시내 산후조리원 145개의 2주일 평균 이용 가격을 공개했다. 서울시는 “시민의 이용 편의를 위해 매년 2월과 8월, 산후조리원 가격 정보를 고시한다”며 “서울시 산후조리원 정보를 한 데 모아 제공해 거주지에 어떤 업체가 있는지, 가격 정보는 어떤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 2주에 1000만 원 넘는 산후조리원, 10월까지 예약 마감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가장 비싼 산후조리원은 특실 기준 2주 이용료가 2500만 원 수준이다. 강남구에 위치한 18개 업체 중 특실 이용료가 1000만 원 넘는 곳은 9곳. 고가 산후조리원은 산부인과, 소아과, 피부과 등의 전문의가 상주하며 호텔 셰프 출신이 산모식을 준비한다고 홍보한다. 객실은 호텔 수준으로 꾸며 놓았으며 유아 및 산모 용품을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사용한다. 감염관리 등을 위해 가족 및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등의 원칙도 있다.
1000만 원 이상이 아니더라도 산후조리원 이용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서울에서 100만 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산후조리원은 8곳에 불과하다. 가장 저렴한 곳도 이용 가격이 155만 원이다. 한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2주 동안 산모와 신생아가 머물며 24시간 케어를 받는다. 비용이 높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제공되는 서비스를 생각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산모 29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이용률은 75.1%, 이용 기간은 평균 13.2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원 평균 이용료는 220만 7000원으로 조사됐다. 산모들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이유는 ‘육아에 시달리지 않고 편하게 산후조리를 할 수 있어서(36.5%)’ ‘육아전문가에게 육아방법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18.7%)’ 등이었다.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 중인 이 아무개 씨는 “산후조리원에서 머물며 출산으로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고, 아이도 믿고 맡길 수 있다. 육아 관련 교육 등도 잘 돼 있어 육아가 처음인 부모에게 도움이 된다”고 평했다.
출산 후 산후조리원을 찾는 것이 일반화되다 보니 조리원 예약 경쟁도 치열하다. 3월 출산을 앞둔 송 아무개 씨는 “보통 임신 12~13주 사이 산후조리원을 알아본다. 예전에는 임신 20주에 가도 원하는 조리원 예약이 가능했다는데 지금은 예약 마감인 곳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고액의 산후조리원은 10월 초까지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다. 이용료는 1000만 원이 넘지만 인기 연예인 등이 찾은 곳으로 소문 나 예약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 공공 산후조리원 전국 6곳, 복지부 “정부가 나서 확대하긴 어려워”
산후조리원 비용은 개인 출산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조리원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많은 산모들이 공공 산후조리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공공 산후조리원은 지자체가 운영을 담당해 저렴한 금액에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공공 산후조리원의 숫자는 전국적으로 6곳(경기 성남시, 제주 서귀포시, 서울 송파구, 전남 해남군, 강원 삼척시, 전남 강진)에 불과하다. 서울시에는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가 유일하다.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의 이용 금액은 190만 원(다른 구민은 210만 원)으로, 송파구 사립 산후조리원 평균이 340만 원선인 것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산부인과, 소아과 전문의 등의 진료를 볼 수 있고 시설이 쾌적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때문에 이용 수요가 매우 높아 온라인 예약일이 되면 27개 객실이 1~2분 내로 마감된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 아무개 씨는 “아내가 임신했을 때 공공 산후조리원 입원을 희망해 신청하려 했지만 일찍 마감돼 대기자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포기하고 400만 원 수준의 민간 산후조리원을 이용했다”라며 “공공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 있는 산모가 많아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공공 산후조리원 확대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공 산후조리원은 지자체에서 결정해 설립한다. 정부에서는 공공 산후조리원 확대에 개입은 어렵다”며 “민간 중심 시장에 공공 산후조리원이 확대될 경우 시장 침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생아가 모여 지내는 특성상 감염이 취약한 부분 등이 있어 산후조리원 이용을 적극 권장하지는 않는다. 대신 산후 도우미 지원 등의 정책을 확대해 산후 조리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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