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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신청 시작, 지금 당장 사야할 이유와 그 반대

휘발유차 대비 연료비 10분의 1, 뛰어난 주행감성…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 과제

2019.02.06(Wed) 17:51:16

[비즈한국] 전기자동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보급대수(누적)는 5만 5756대로 2017년 보급대수 2만 5593대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환경부는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이륜차) 구매보조금 지원 대상을 지난해 3만 2000대에서 76% 늘어난 5만 7000대에 올해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전기자동차 보급대수(누적)는 5만 5756대로 2017년 보급대수 2만 5593대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사진=현대자동차


지난해 친환경자 구매보조금 대상 3만 2000대 중 전기차가 3만 163대를 차지했으므로 올해 계획대로 전기차가 5만 대 이상 증가하면 연말 전기차 보급대수는 1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두 배씩 증가하는 셈이다. 이 같은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2022년 말 전기차 보급대수는 100만 대를 넘길 수 있다. 이 규모를 넘어서면 전기차 생산비도 하락해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 

 

환경부는 1월 올해 전기차 지원 규모와 액수를 발표했고, 2월 1일 강원도 정선을 시작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전기차 보조금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조용히 입지를 넓혀가는 전기차, 지금 사야 할까?

 


 



# 지금 전기차를 사야 할 이유 셋

 

① 연료비가 휘발유의 10% 수준

 

전기차 구매자의 가장 큰 구매 동기는 연료비 절감 효과다.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웹사이트에 따르면 연 1만 3724km(2014년 승용차 평균 주행거리) 주행 시 아반떼 평균 연료비는 157만 원, 아이오닉 연료비는 16만 원(완속 충전 기준)이었다. 휘발유 가격은 ‘2017년 1월 6일’ 기준이므로 현재보다 비쌀 수 있음을 감안해도 연료비 절감액은 크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전기차의 장점은 더 커진다.

 

동일한 조건으로 5년간 운행 시 아반떼의 총비용(구매가격+연료비)은 2789만 원, 아이오닉은 2197만 원으로 나와 있다. 구매가격은 전기차 보조금과 개별소비세·교육세, 취등록세 절감 비용을 합한 비용이다. 실구매액 기준으로도 전기차가 조금 비싸지만 5년간 운행하면 휘발유 차량에 비해 경제적으로 이익이다. 자동차세의 경우 전기차는 ‘그 밖의 승용자동차’로 분류돼 영업용은 2만 원, 비영업용은 지방교육세(30%)가 포함돼 13만 원이 부과된다.

 

② 뛰어난 주행감성

 

환경부는 전기차의 주행감성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주행감성은 주관적인 부분이므로 개인차가 있다. 주행감성 면에서 전기차의 장점은 가속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아반떼 휘발유 차량은 정지 상태인 0RPM(분당 회전수)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4500RPM(분당 회전수)까지 가속하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모터에 전기가 통하는 즉시 최대토크가 발휘된다. 이 때문에 테슬라S가 제로백 2초 초반대를 낼 수 있다. 내연기관으로 제로백 2초대를 내려면 가격이 5억 원 넘는 슈퍼카여야만 가능하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모터가 선으로 연결만 되면 주행이 가능하므로, 내연기관에 달린 변속기, 흡입구·배기구 등 수많은 부품들이 없어도 된다. 구조가 간단하다. 대신 배터리 무게가 많이 나가므로 내연기관보다 무겁다. 니로(기아차) 하이브리드 무게가 1465kg인 데 비해, 니로 전기차 무게는 1755kg에 달한다. 민첩한 주행은 어렵겠지만, 배터리가 대부분 시트 아래에 위치하므로 저중심이 주는 안정적인 주행감성이 있다.

 

③ 도시 미세먼지 절감 효과

 

최근 미세먼지가 국내 중요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노후된 디젤 차량의 도심 진입 금지 정책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소재가 됐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미세먼지를 걸러주기까지 한다는 수소차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전기차다. 이러한 이유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아닌 ‘환경부’가 전기차 주무부처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등 공해물질 절감 효과는 한 개인이 전기차를 탄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보급대수가 늘어나 내연기관을 대체하게 된다면 효과가 커진다. 반대론자들은 “도심의 공해물질을 시골의 발전소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겠지만, 자동차는 경량화를 위해 열효율을 포기한 만큼 고정된 장소에서 최대한 밀봉한 상태에서 전기를 만들면 열효율이 늘어난다. 휘발유 차량의 열효율은 25% 선으로 30%를 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 지금 전기차를 사지 말아야 할 이유 셋

 

① 부족한 충전 인프라

 

전기차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진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였다면, 최근 제기되는 문제는 ‘충전소에 일반차량이 주차해 있는 경우’다. 지난해까지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주차구역에 순수 내연기관 차들이 주차해 있어도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어 전기차 소유자가 전화해 양해를 구해야 했다. 이 때문에 다툼이 많아졌고, 전기차 보급 대수가 많은 제주도에선 지난해 말 전기차 충전 시비로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전기차 충전구역에 일반차가 주차하거나, 물건 적치 등으로 방해하거나, 급속충전 구역에서 1시간 이상 주차하는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지자체장이 이 법률이 적용되는 구역을 지정한 후에 가능한데, 아파트 주차장은 제외되는 곳이 많다. 전기차 충전구역은 원활한 충전을 위해 주차구역이 크게 확보된 경우가 많아 덩치 큰 일반차들이 자리를 선점하기도 한다. 이런 갈등은 전기차 시대에 해결해야 할 과제다.

 

② 중고차로 팔기 어렵다

 

2014년 말 전기차 보급대수는 2946대(누적)였다. 2018년 말 전기차 보급대수의 20분의 1도 되지 않았기에 중고차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최근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올라온 전기차 매물들을 보면 2017년식, 2018년식이 대부분이다. 지자체 보조금을 수렴한 가격으로 아이오닉 전기차는 2000만 원대 초반, 니로 전기차는 3000만 원대 중후반에 거래된다. 전기차 공급이 제한적이다 보니 중고차임을 감안해도 비싸게 팔리는 편이다. 

 

전기차를 사고 싶은데 정부·지자체 보조금 신청에서 떨어졌다면 중고차 구매에서 방법을 찾아도 된다. 다만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된 지 2~3년밖에 안 돼 모터와 배터리의 내구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중고 전기차가 꺼려지는 요인이다. 또한 지자체 보조금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등록한 차량은 동일 지역 거주자만 살 수 있다. 

 

③ 차종에 제한이 있다

 

전기차는 ‘친환경차’라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덩치 큰 차가 없다. 현대차의 코나는 소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아이오닉은 준중형이다. 기아차의 니로 역시 소형 SUV로 분류되고, 쏘울은 준중형이다. 르노삼성의 SM3, 쉐보레 볼트는 준중형이다. 

 

최근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인기가 상종가인 걸 보면 대형차에 대한 수요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전기차는 소형 또는 준중형 밖에 없어 쏘나타, 그랜저, SUV 수요를 흡수할 수 없다. 전기차를 타고 싶지만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크기와 안락함까지 만족시킬 차가 없다.

 

쏘나타 크기로 만들려면 배터리 용량이 더 커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기 때문이다. 중형 세단인 테슬라 모델 S는 배터리 용량이 아이오닉의 세 배 이상으로 가격은 1억 원을 넘는다. 이 부분은 전기차 보급대수가 100만 대를 넘어서고 생산 가격이 낮아진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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