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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부채 폭탄 떠안은 중산층

제자리 소득, 정책 역작용에 고정 지출은 늘어

2014.06.30(Mon) 15:28:42

가계부채가 100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우리 경제의 ‘허리’를 구성하는 중산층 가계의 부채 증가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소득 기반은 취약해진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하우스 푸어 가구 증가와 함께 치솟는 전월세 등 주거관련 비용은 뛰는 게 주 원인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에 따른 역작용으로 고금리의 제 2금융권을 찾아 돈을 빌리는 중산층도 늘면서 가계 부채의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악◆ 양과 질 모두 악화

국회 예산정책처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1~5분위 중 중산층에 속하는 소득 4분위(소득 상위 20%~40% , 연 소득 4320만~6600만 원) 계층의 가계부채가 양과 질 측면에서 크게 악화됐다.

4분위의 지난해 평균 가계부채는 4631만원으로 2012년 3985만 원에 비해 646만 원 상승했다. 소득 최상위 계층인 5분위(소득 상위 20% 이하, 연소득 6600만 원 이상)의 평균 부채가 1년 전에 비해 오히려 104만 원 줄어든 것과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이 기간 각각 1분위(142만 원), 2분위(389만 원), 3분위 (339만 원)는 증가했을 뿐이다.

또한 4분위의 지난해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금과 이자 지출액의 비중인 DSR은 19.8%로 전년(16.4%)에 비해 3.4%포인트 상승했다. 4분위 가계의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이 100만 원이라면 1년 새 빚 갚는 데 드는 비용이 16만7000원에서 19만8000원으로 늘었다는 얘기다. 4분위의 DSR은 같은 기간 2분위(5.1%포인트) 계층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DSR 비중이 높을수록 가계의 대출상환부담이 커져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이 발생할 경우

   


4분위는 가계부채 질도 악화됐다. 이른 바 ‘빚내서 빚 갚는’ 부채상환을 위한 담보대출 사용 비중에서 4분위는 1년 새 1.9%에서 3.5%로 두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4분위의 비중은 1분위 4.8%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각각 2, 3, 5분위는 3.0%, 2.5%, 2.2%에 그쳤다.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적용되는 2금융권에 대한 대출비중도 4분위 계층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위 계층의 2금융권 대출비중은 29.4%로 5.3%포인트나 높아졌다. 1분위(32.6%)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1분위는 정부가 제2금융권 대출을 은행으로 갈아타게 해주는 전환대출 혜택을 줘 제2금융권 의존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4분위와 구분된다. 한편, 5분위는 전년에 비해 1.5%포인트예산정책처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국내 금리가 변동할 경우 소득 1, 2분위뿐 아니라 3, 4분위 가계까지 부실화될 위험이 있어 소득분위별 가계부채 관련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소득 3~4분위에 해당하는 중산층과 10단계 신용등급에서 5~6등급에 포함된 중신용자의 채무상환 부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대부업체 대출 가운데 중신용 계층의 비중이 2010년 말 13.5%에서 2012년 말에는 16.0%로 커졌다. 2011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이 저소득, 저신용 가계의 채무관리에 집중됨에 따라 이들 계층의 부실 위
   


◆ 하우스푸어와 자영업자

중산층의 가계부채가 커지는 주요 원인은 부동산 등 주거와 관련된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가계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1021조 원을 돌파했고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무려 42%를 차지하고 있다.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20%를 넘어 고통 받는 하우스푸어 가구는 2012년 306만 가구에서 지난해 328만가구로 약 7.3% 증가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하우스푸어 가구 가운데 43%는 주택담보대출만으로 부족해 신용대출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공행진을 해온 전월세 가격도 무주택 중산층의 빚 부담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소득 3분위의 가계부채 가운데 전월세 대출 비중은 13.6%(담보대출)와 7.1%(신용대출)로 다른 소득분위보다 높게 나타났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4, 5분위 계층이 대출을 사용하는 용도는 대부분이 부동산이 95%이상이었다. 반대로 4. 5분위가 생활비에 대출금을 사용하는 비율은 각각 3.6%, 1.6%에 불과했다. 빚을 내서 부동산 구입에 나서니 중산층의 부채가 늘어나는 양상이다.중산층 자영업자들의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자영업자 가계부채의 특징'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 가구당 빚이 평균 1억16만원에 달해 전년 9427만원보다 6.2%나 늘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 가구의 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이들 가구의 부채는 1억1760만원으로 전년보다 18.5%나 늘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줄면서 상환능력은 악화됐다. 자영업자 가구의 지난해 평균 소득은 4397만원으로 전년 4425만원 보다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 금액인 채무상환비율은 31.5%에서 34.9%로 높아졌다. 부채의 질적 측면도 좋지 않았다. 이들 가구의 지난해‘중산층을 두텁게 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구호와 달리 지금 우리 중산층·가계엔 적신호가 켜져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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