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온라인 FPS(First person shooter·1인칭 슈팅) 게임’을 처음 개척한 개발업체 ‘드래곤플라이’가 신임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키로 결정했다.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사업을 총괄하던 박인찬 본부장과 게임 개발을 책임지고 있던 박철승 부사장을 신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한 것.
박인찬 대표는 회사 사업·경영을, 박철승 대표는 개발을 도맡을 예정이다. 박철승 신임 대표의 친형이자 그간 20년 넘게 드래곤플라이의 경영을 책임졌던 박철우 대표는 앞으로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며, 공동대표들과 회사를 이끌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카르마 온라인 개발·운영으로 얻은 노하우를 살려 두 번째 온라인 FPS 게임인 ‘스페셜포스’ 서비스를 2004년 시작했다. 스페셜포스는 동시 접속자 수 13만 명을 기록하며 카르마 온라인 못지않은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스페셜포스가 출시된 이후 업계에선 서든어택, 워록 등이 뒤이어 출시되면서 온라인 FPS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형성됐다. 드래곤플라이는 온라인 FPS 게임을 널리 보급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한국 10대 게임 개발자 박철승 대표
박철승 신임 공동대표는 이러한 드래곤플라이의 성과를 이뤄낸 장본인이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게임과는 무관한 금속재료공학을 전공했다. 그가 게임산업에 발을 들인 건, 대학교 재학 시절 게임학원에 등록하면서부터다.
당시 학원에서 컴퓨터 음악을 배우려 했으나 관련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원치도 않던 게임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됐다.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던 재능과 관심사를 발견, 주변 동료들과 게임 제작에 나섰다. 지금의 ‘드래곤플라이’라는 사명은 이때 급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사업 수완이 초반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다. 박 대표가 처음 개발한 게임은 1995년 ‘운명의 길’이라는 PC 게임으로 흥행엔 실패했다. 1998년에 제작한 ‘호빵맨’ 등 초기 게임들도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의 해외 게임 출시로 경쟁력을 키우기란 쉽지 않았다. 여기에 IMF 외환위기까지 도래하면서 박 대표는 급기야 2000년 폐업 위기를 맞닥뜨렸다.
이때 박 대표가 꺼내든 카드가 박철우 이사회 의장의 영입이었다. 박 의장은 박 대표의 친형이다. 박 의장은 당시 대기업에 근무하며 드래곤플라이의 투자 유치를 돕고 있었다. 박 대표는 형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고 본인은 게임 개발에만 열중, 드래곤플라이를 정상궤도에 올리기 시작했다.
당시 박 대표는 “국내에선 온라인 FPS 게임이 성공할 수 없다”는 여러 개발자들의 우려를 물리치고 FPS 게임 개발에 몰두했다. 해외 유명 FPS 게임인 ‘둠’이나 ‘퀘이크’ 시리즈에 매료됐다고 한다. 한 우물만 판 결과, 박 대표는 카르마 온라인을 시작으로 스페셜포스, 스페셜포스2를 출시하면서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10대 개발자 중 한 명이 되었다.
# VR·AR 전문가 박인찬 대표
박인찬 신임 공동대표는 15년간 게임·IT 분야에 몸담으며 관련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았다. 경영대학원을 나온 그는 게임 개발업체 ‘AP스튜디오’ 대표이사를 맡았다. AP스튜디오는 한때 드래곤플라이의 모회사였다. 박 대표는 드래곤플라이의 러브콜을 받고 2015년 영입됐다.
박인찬 대표는 드래곤플라이에서 VR·AR 사업 분야를 총괄해왔다. 그는 지난해 스페셜포스에 VR 기술을 접목한 ‘스페셜포스 VR: 에이스’ 개발, KT와 ‘스페셜포스 VR: 인베이젼(INVASION)’의 공동 개발 계약 체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또봇’ 등 경쟁력 있는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VR 콘텐츠 출시에도 힘썼다.
박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입사와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VR 콘텐츠 개발에 집중,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다”며 “이를 통해 유저 간 경쟁에 중점을 둔 멀티플레이 VR 게임 콘텐츠, VR e스포츠에 최적화한 방송 중계 기술 확보 등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인찬 대표는 업계에선 VR·AR 산업에 인사이트가 깊은 인물로 평가된다. 드래곤플라이가 그를 공동대표로 선임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기업으로 발전, 관련 콘텐츠 제작을 목표하고 있다"며 "이를 전문 분야로 삼고 있는 박 대표에게 힘을 싣고 업무효율성을 높이고자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드래곤플라이는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 4차 산업 분야로 시야를 넓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페셜포스 등 기존 게임 개발 부문을 한층 고도화하는 동시에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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