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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전환인가, 일시 조정인가

중국 위안화 약세에 국제 금융계 전망 엇갈려

2014.03.10(Mon) 09:47:03

   


지난달 28일. 중국의 국영은행들에게 중국인민은행의 지시가 전달됐다. “미국 달러를 사들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중국 화폐인 위안(元)화의 가치는 장중 한때 미국 달러당 6.1808위안으로 급락했다. 10개월 만에 최저 시세였다.

하락폭은 전날대비 0.9%가 떨어진 것으로 중국이 2005년 위안화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중국이 정한 하루 최대 변동률이 1%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안화 하루 변동률 한도를 거의 다 채운 셈이었다.

위안화의 가치 하락은 이미 지난 1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1월 14일 달러 당 6.0393위안으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반전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줄곧 오르기만 해오던 위안화 가치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현재는 2월 28일을 분기점으로 하락세가 멈춰 6.10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중이다. 중국인민은행은 7일 공식 환율을 달러 당 6.1201위안이라고 공시했다.

때문에 국제 금융계는 위안화의 최근 약세가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조정을 거쳐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최근의 약세에 대해서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중국 경제성장률의 둔화, 중국의 실세 금리 하락, 신흥시장 환율 하락 추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중국인민은행이 단기 투기성 핫머니의 유입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 환율 변동폭을 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월 28일의 ‘달러 매수-위안 매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위안화에 대한 투자 매력이 사라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위안화 약세로 인해 달러를 빌려 위안화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컸다고 보도했다.

한 자산운용 전문가는 “많은 투자자들이 낮은 변동성을 매력으로 삼아 위안화에 투자했으나 갑작스런 약세로 인해 큰 손실을 보았기 때문에 낮은 변동성에 따른 매력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외환 거래 규모가 가장 큰 도이체방크는 위안화 강세를 예상한 투자자금이 5,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주식시장도 출렁이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위안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아직도 위안화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최근의 약세는 일시적인 조정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영국 국영은행 RB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외환시장의 압박에 의해 절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역시 “방대한 외화보유량, 거액의 무역 흑자, FDI(외국인직접투자) 유치 증가 등의 요소가 위안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 등 위안화의 절상 여건이 건재하다는 것이다.

위안화의 전망은 지난 3월 3일부터 열리고 있는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두 행사를 일컫는 표현)에서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게 되면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는 13일 폐막한다.

한편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국제금융센터는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한양증권은 위안화 약세로 인해 중국의 이탈 자금이 단기적으로 한국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 증권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기자

jaim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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