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신설한 해외투어 참가 제한 규정을 두고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이 거세다. 항간에는 국내 유일 LPGA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대회 일정을 두고 KLPGA가 LPGA에 반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KLPGA는 지난해 11월 5차 이사회를 통해 해외투어 참가 제한 규정을 신설했다. KLPGA투어 대회와 같은 기간에 열리는 해외투어 출전을 1년에 3회만 허용하고, 해외투어 대회에 출전한다는 이유로 KLPGA투어 메이저대회에 빠지면 최대 10경기 출장정지 및 최대 1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올 1월부터 시행된 이 규정을 두고 KLPGA 측은 “KLPGA투어 소속일 때는 국내 투어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만든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2018년 KLPGA투어 상금랭킹 20위권에 든 한 선수는 “상위권 선수들 사이에서 강한 불만이 나온다. KLPGA투어에서 활동하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얻어 시드권을 획득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라며 “해외투어 참가 제한으로 해외투어 진출 장벽이 높아졌다. 이는 투어 선수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초강수”라고 지적했다.
과거 LPGA투어에서 활동했던 다른 선수도 “KLPGA가 태극낭자가 될 투어 선수들의 발목을 붙잡은 거나 다름없다”며 “LPGA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부산에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개최하는데, BMW 본사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KLPGA와 상의조차 하지 않아 KLPGA가 LPGA에 불만을 갖게 됐다는 소문에 무게감이 실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수의 KLPGA투어 선수들과 골프전문가들도 이 선수와 같은 말을 한다. 그 이유를 종합하면 이렇다.
지난해 LPGA는 2019년부터 10월 둘째 주에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10월 셋째 주에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국내에서 개최할 계획이었다. 매년 10월 셋째 주에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투어 대회를 개최해온 KLPGA 입장에서는 대회 일정을 대폭 조정해야 하는 난감에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LPGA는 KLPGA와 상의도 하지 않고,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일정을 확정·발표했다. 이에 KLPGA가 LPGA에 불만을 갖게 됐고, 해외투어 참가 제한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이를 드러냈다는 추측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KLPGA는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 일정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가 KEB하나은행이 더 이상 LPGA투어 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공개했다.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관계자는 “KLPGA 관계자들조차 LPGA에 항의 차원에서 LPGA투어 대회 일정을 삭제하고, 선수들의 해외대회 출전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하지만 언론에는 공식적으로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KLPGA와 LPGA 간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KLPGA 측은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일정을 삭제하고, 해외투어 참가 제한 규정을 신설한 건 LPGA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KLPGA 관계자는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 대회의 일정을 공개하기도, 공개하지 않기도 한다. LPGA와는 무관한 사안”이라며 “투어 선수들의 LPGA투어 진출을 막기 위해 해외투어 참가 제한 규정을 신설한 게 아니다. LPGA투어와 JLPGA투어에도 있는 규정인데, KLPGA가 뒤늦게 신설한 것뿐이다. KLPGA투어 대회가 더 활성화되어 수많은 스타 선수들이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설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
스타벅스 공기청정기 납품 경쟁 1차전 LG 완승, 2차전은?
·
[현장] 재개발 임박 '옐로하우스' 구청·조합·성매매여성 '갑론을박'
·
2018 베스트셀링카 10 결산-②수입차 편 '폭스바겐의 귀환'
·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 한남동 자택 철거, 어떻게 활용할까
·
[현장] 의료용 대마법 시행 앞두고 '탁상행정' 논란,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