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해외여행 3000만 명 시대. 지난해에는 중견 패키지여행사들의 몰락과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의 급성장, LCC(저비용항공사)의 약진과 모바일 활용으로 인한 자유여행객 증가, 2030 젊은 층의 가성비 여행과 워라밸로 대변되는 여가의 중요성 등이 여행시장의 트렌드였다. 더 세계화되고 더 빠르게 진화하는 여행시장은 2019년에 어떻게 바뀔까. 2018년 여행업계 분석을 통해 2019년 한국인의 해외여행 트렌드를 전망했다.
# LCC 상승세와 아시아 여행 트렌드 지속될 듯
한국관광공사의 ‘2018 아웃바운드 현황 및 트렌드 조사’를 보면 여행지 선호도는 국내여행 10.7%에 비해 해외여행은 65.1%로 6배나 높았다. 2018년 평균 해외여행 횟수는 2.8회, 3회 이상이 17.5%, 5회 이상도 11.1%에 달했다. 2014년 평균 해외여행 횟수인 1.9회에 비해 1.5배 상승한 수치다.
2019년 해외여행 의향에 대해서도 93.1%가 있다고 밝혀 2019년 해외여행객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증가할 전망이다. 시기는 자녀의 방학 25.7%, 직장의 여름휴가 25.4%, 공휴일을 포함한 일정 24.6%, 개인적 기념일 11.1%를 비롯해 명절연휴와 주말 이용이 뒤를 이었다.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경계가 약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응답자의 66.2%는 LCC 이용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5.1% 증가한 수치다. LCC로 인한 여행비용 절감이 해외여행 빈도를 높였다는 응답도 58.3%에 달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와 LCC 이용 증가가 해외여행 증가에도 커다란 요인이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LCC 국제선 여객수는 126.4% 증가했다. LCC 이용률 역시 2014년에 12%였던 것이 2018년에 29.5%가 되는 등 수치로만 봐도 급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만족도 역시 만족 46.8%, 보통 38.2%로 85%정도가 LCC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뜻을 비쳐 향후 LCC 수요는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근거리에 강한 LCC의 노선 확충과 여객률 증가에 따라 2018년 해외여행 방문지는 일본이 31.1%로 가장 높았고 베트남이 11.8%, 중국, 태국, 홍콩·마카오, 괌·사이판, 대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해외여행 목적지 상위 10개국이 대부분 인접 아시아 국가에 집중됐다.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도 역시 5점 만점에 평균 4.0이라는 높은 수준을 나타내 2019년에도 일본을 비롯한 인접국으로의 여행이 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일본 랜드사 대표는 “일본은 비행시간이 짧고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자연재해 이슈만 없다면 젊은 여성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다. 혼자 여행하기도 안전하다. 최근 LCC의 일본 노선 확대가 주말을 이용한 짧은 일본 여행을 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했다”며 2030 여성 여행자들의 LCC를 이용한 일본 여행은 계속 인기를 끌 것이라 전망했다.
# 여전히 ‘가성비’ 2030은 DIY 여행, 5060은 패키지여행
해외여행지 선택 이유로는 49.1%가 저렴한 경비를 꼽았다. 이 응답은 2016년 33.1%, 2017년 43.1%에서 더 늘어난 수치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2019년에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패키지상품을 선택하는 이유 역시 저렴한 경비가 첫손에 꼽혔다.
여행 형태를 보면, 2018년엔 과반수가 넘는 60.9%의 응답자가 개별 자유여행 형태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여행기간은 6.1일이며 4~5일이라는 응답이 50%가 넘었다. 이는 20~30대의 젊은 세대가 LCC를 활용해 근접국가로 잦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행작가 정은주 씨는 “앞으로는 어쩌다 한 번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주말이나 짧은 연휴를 활용해 가볍게 자주 다닐 수 있는 해외여행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항공과 호텔, 현지투어까지 자신이 직접 모든 스케줄을 꾸리는 이른바 DIY 여행이 더 늘어날 것이다. 그에 따라 여행지에서 모바일로 바로 이용 가능한 에어비앤비나 그랩, 우버, 마이리얼트립 같은 플랫폼들이 더 대중화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한편 패키지여행객의 비율도 심상치 않다. 전체패키지 23.6%, 절충형패키지 7.5% 등 해외여행에서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는 비율도 31.1%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설문에 의하면 2019년 여행 형태로도 전체패키지 22.2%, 절충형패키지 18.5%가 예상된다. 전체 여행 형태에서 패키지상품의 비율이 40%가 넘어 2019년에도 패키지여행객이 적지 않을 것임이 예상된다.
패키지여행 전문 여행사 모두투어 관계자는 “저가형 패키지보다는 독특한 테마가 있거나 자유시간이 충분히 보장되는 절충형패키지가 패키지상품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에는 지역에 집중하기보다 현지의 액티비티를 강화하거나 패키지와 개별여행을 혼합한 세미패키지에 집중할 예정이다”며 개인 취향이 중시되는 여행 트렌드에 따라 패키지여행도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50~6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하는 참좋은여행의 2013~2018년 연령별 패키지상품 출발고객 변화 추이를 보면 6년간 20~30대는 4~12% 감소한 반면 50~60대는 5.4~9.6% 증가했다. 70대 이상의 고객층도 2013년 3.5%이던 것이 2018년에는 6.7%까지 늘어났다. 베이비부머 세대를 필두로 ‘액티브시니어’라 불리는 폭넓은 장년층에서 패키지여행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수치들로 보면 단순히 패키지여행이 줄고 자유여행이 늘어난다고 단편적으로 말할 수 없다. 특정 연령대에 따라서는 패키지상품에 대한 고정적 수요가 있고 그 수요층 역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부모나 아이와 함께 떠나는 가족여행이 증가하는 것도 패키지상품의 수요가 꾸준히 느는 원인이다. 다만 그동안 시장을 장악했던 저가 패키지상품의 질적인 면에 재고의 여지가 있다.
패키지 여행사들은 절충형 패키지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직판 전문 여행사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올인원이라는 기존 패키지여행의 장점에 자유여행을 가미해 중장년층에게 어필하는 테마 상품에 좀 더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는 테마패키지의 비중이 전체 패키지의 15~20%지만 3년 내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50~60대 고객층이 주류를 이루는 최근 패키지 트렌드를 반영한 테마형 패키지를 통해 자유여행의 붐 속에서도 확실한 특징과 차이점으로 패키지의 인기를 되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모바일 시대, 글로벌 OTA와 토종 OTA 대결 관심
여행 리서치업체 포커스라이트(PhocusWright)는 2017년에 낸 보고서에서 전 세계 온라인 여행시장이 2014~2020년 사이 연평균 9.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킹닷컴과 아고다, 호텔스컴바인 등을 소유한 미국의 프라이스라인과 익스피디아, 중국의 씨트립 등 ‘톱3’ OTA가 전 세계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로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이 보고서는 북미와 유럽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2020년에는 전 세계 온라인여행 시장의 규모가 818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도 온라인여행이 강세를 보이면서 한국에서도 다국적 OTA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여행 경험자의 87.6%가 해외여행 중에 모바일 인터넷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글로벌 OTA 관계자는 “OTA는 그 속성상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기 때문에 IT강국인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최근 글로벌 OTA의 CS(Customer Service)문제가 불거지고 있어(관련기사 예약부도 '아고다 사태'와 계열사 부킹닷컴의 결정적 차이, 아고다·부킹닷컴 '싼 방은 환불불가' 공정위는 무효라지만…) 비교적 고객만족도가 높은 토종 OTA와 규모의 경제를 보여주는 글로벌 OTA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최근 토종 OTA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하면서 향후 어떤 경쟁구도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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