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의 밀덕] 우리 군 당황케 한 북한 GP 악취의 원인

[비즈한국] 남북 군사당국이 9·19 합의에 따라 시범철수 및 파괴 조치한 비무장지대 내 11개 GP(감시초소)에 대해 지난 12월 12일 상호 현장검증을 마무리했다. 남북 각각 11개 조 총 154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단은 상대 측 GP 철수 여부를 확인했다. 60여 년 분단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아울러 이를 통해 열악한 북한군의 실상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상호검증에 참가했던 군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군 GP에서는 심한 악취로 인해 검증에 애를 먹었다. 악취의 원인은 다름 아닌 분변. 북한군 GP 주변은 ‘×밭’이라고 할 만큼 대소변이 즐비했다. 이에 우리 군 관계자들이 매우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우리 군 GP와 다르게 북한군 GP는 감시초소 외에 상당한 크기의 지하갱도와 시설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계에 목적을 둔 우리 군 GP와 달리 유사시 공격대기지점으로도 활용된다. 지하에 주요 시설이 있는 만큼 분뇨처리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고, 이 때문에 야외에서 대소변을 해결한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추정한다. 북한에서 분변은 매우 소중한 자원이기도 하다. 비료가 부족한 북한은 주기적으로 분변 모으기 운동을 실시한다. 

2017년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병사 오청성 씨의 몸에서는 다량의 기생충이 나왔다. 이러한 기생충은 사람의 분변을 비료로 사용했을 때 많이 나타난다. 사실 북한의 화장실 문제는 심각하다. 평양에서 다년간 생활한 외국인의 경험을 빌자면 평양에는 적지 않은 고층빌딩이 있지만, 이 가운데 화장실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곳은 극히 드물다고 할 정도다. 

서울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평양은 고질적인 전력난에 시달린다. 이 때문에 고층빌딩 화장실에도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결국 중요한 층에는 화장실에 별도로 물을 받아 대소변 처리에 사용한다고 한다. 이를 보면 북한군 GP의 화장실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상상할 수 있다.

북한군의 실상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된 북한군 내부문서에도 드러난다. 특히 2016년 MBC 보도 내용을 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초기, 평양방어사령부 예하부대들의 야포 대부분이 녹슬고, 내부 비리로 군의 사기도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 위원장이 콩 농사를 강조하며 콩 도난을 단단히 처벌하라고 지시했지만, 중대장이 쌀 400kg를 팔아 챙기고 배급을 거의 주지 않아 병사들이 단식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다른 부대에선 식량 60여 톤과 밥통 1000여 개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 밖에 지휘관들이 부대 안에 사설 매점을 만들어 돈을 챙기거나, 군용 트랙터를 주변 농장에 팔아넘기다 적발되는 등 군대 비리가 만연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집권 초기 김정은 위원장이 군 현지지도에 매진하다 이후 핵과 미사일 개발로 돌아선 배경에는, 더 이상 손 쓸 수 없게 된 북한군의 실상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많은 군 정보당국자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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