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18년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10’에선, 판매대수는 떨어졌지만 그랜저(현대자동차)가 공고히 1위를 지켰고, 세대교체 된 싼타페가 2위를 달렸다. 3위는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아반떼가 차지했다.
철수설로 혼란스러웠던 한국GM의 스파크가 2017년 9위에서 14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전년 7위였던 티볼리는 10위로 순위가 밀렸다.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10에 든 차량들의 실적 비결과 매력을 비교해보았다(판매량은 카이즈유 데이터 기준).
1. 그랜저(현대차)
그랜저(IG)는 전년 13만 6375대에서 17.1% 하락한 11만 3091대 판매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연 10만 대 이상 팔리며 판매 1위를 유지했다. 디자인과 성능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으며, 전 세대 모델(HG)에 비해 완성도가 일취월장했다.
최근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하체 점검 동영상을 보면, 신형 그랜저는 전문가들도 흠 잡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나다. 쏘나타(현대차)를 사려고 생각 중이라면 무리해서라도 그랜저를 사는 것을 추천한다. 아니면 올해 출시될 신형 쏘나타를 기다리면 된다.
2. 싼타페(현대차)
2018년 판매대수를 보면 신형 싼타페가 그랜저의 수요까지 잡아먹은 듯하다. 2017년엔 그랜저가 싼타페의 2.5배 이상 판매됐지만, 2018년엔 그랜저는 줄고 싼타페가 크게 늘어 6% 이내로 좁혔다. 덩달아 쏘렌토와 쏘나타 판매량도 줄었다.
신형 싼타페 또한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완성도가 크게 늘었고, 차로 이탈방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현대·기아차의 최신 IT 기술이 총망라됐다. i40, 맥스크루즈 등을 제외한 현대차 주력 차종 중에선 구형 플랫폼을 버리고 초고장력강판을 대폭 적용한 신형 플랫폼으로 바뀐 마지막 차종이다.
3. 아반떼(현대차)
‘삼각떼’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디자인 논란이 끊이지 않는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는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9.5%의 판매 하락을 불렀다. 현대차는 4~5년 전 적용된 디자인 콘셉트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버리고 육각 그릴을 캐스케이딩 그릴로 업그레이드한 디자인 콘셉트를 신차마다 적용하고 있다.
쏘나타는 올해 신차가 출시되나, 아반떼는 신차 주기의 절반 정도만을 지났으므로 과감한 페이스리프트를 시도했다. 이 경우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늘기 마련인데, 아반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편이다. 이대로 다음 세대 모델까지 버틸지, 과감한 페이스리프트를 다시 한 번 시도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4. 카니발(기아차)
얼마 전 신년 모임을 위해 단체로 이동할 일이 생겼다. 새로운 운송 서비스인 ‘타다’를 이용해 6명이 한꺼번에 이동할 수 있었다. 택시보다 저렴하고 6명 인원을 고려하면 버스보다 쌌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운전자 포함 9명이 함께 이동할 수 있어 다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스타렉스에 비해 전고가 낮고 편의장비가 잘 갖춰져 있어 출퇴근, 나들이, 업무용으로 다양하게 쓰이는 것이 장점이다. 경쟁차종이 없어 MPV(Multi Purpose Vehicle·다목적 차량) 분야 독점적인 지위를 십 수년째 유지하며 매년 꾸준히 베스트셀링 10위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9인승 외에 좌석을 7인승으로 줄인 리무진 모델, 11인승으로 늘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운행이 가능한 모델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별도 모델로 판매되는 카니발 하이리무진, 카니발 아웃도어도 있다.
5. 쏘렌토(기아차)
싼타페 노후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던 쏘렌토는 신형 싼타페의 등장으로 전년 대비 13.5% 판매량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베스트 5 안에 들었다. 쏘렌토는 신형 싼타페에 적용된 IT 기술을 추가해 ‘쏘렌토 더 마스터’로 대응했다.
신형 싼타페와 이란성쌍둥이 차로 볼 수 있지만 차량 노후화, 기아차라는 브랜드는 싼타페와의 경쟁에서 불리한 부분이다. 대신 가격이 조금 싸다. 2.2 디젤 모델을 사려면 싼타페는 최소 3358만 원(부가세 포함)을 내야 하지만, 쏘렌토는 3190만 원부터 구매 가능하다. 또한 신형 싼타페의 하이테크적인 이미지가 싫고, 전통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쏘렌토가 대안이다.
6. 쏘나타(현대차)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밀리 세단이던 쏘나타지만 지금은 그랜저에게 자리를 내주고 과거의 영광을 되씹고 있다. 지금 보아도 에지(edge)가 살아 있는 전 세대 쏘나타(YF)에 비해 무난하다 못해 심심했던 현 세대 디자인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뉴라이즈’로 페이스리프트를 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판매는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올해 쏘나타 신차가 발표될 예정인데, 현 모델이 출시된 2014년 이후 5년 새 현대차의 디자인과 안전·편의사양이 크게 진화했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감이 크다. 현재 소비자의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그랜저급으로 완성도를 갖추면서 가격은 크게 올리지 않는 ‘가성비 갑’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7. 모닝(기아차)
2018년 베스트셀링카 6위까지를 패밀리카가 차지했지만, 경차도 이에 못지않게 꾸준히 팔리는 세그먼트다. 국내 경차는 모닝, 스파크(쉐보레), 레이의 3개 차종밖에 없다. 레이는 모닝보다 200만 원가량 비싸므로 모닝과 스파크가 본격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공장 폐쇄와 철수설로 한 해를 보낸 한국GM의 스파크(14위)는 10위 밖으로 넘어갔지만, 모닝은 7위를 지켰다.
모닝은 차체는 작지만 기아차의 첨단기술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초고장력강판 44%, 차체 구조용 접착제 67m가 적용된 단단한 뼈대에, 토크 벡터링 시스템(TVBB), 직진 제동 쏠림방지 시스템(SLS),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FCWS),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 등 첨단 안전 기술이 적용됐다. 중형차에도 없는 운전석 무릎에어백, 뒷좌석 시트벨트 프리텐셔너가 적용돼 ‘경차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불식하려 노력하고 있다.
8. 코나(현대차)
국내 소형 SUV(Sports Utility Vehicle·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승자는 코나로 확정됐다. 코나, 스토닉(기아차)은 2017년에 출시됐으므로 그해는 연습경기와 다름없었다.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검승부를 벌인 결과, 코나는 전년 대비 129.9% 증가한 5만 736대가 판매돼, 4만 4360대를 판매한 티볼리(쌍용자동차)를 제쳤다.
일란성쌍둥이 차인 스토닉엔 1.4 가솔린 모델이 있어 코나보다 200만 원가량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지만, 1.6 가솔린 터보 모델은 두 차의 가격이 비슷하다. 스토닉의 디자인도 우수하지만 소비자는 로봇을 닮은 하이테크 디자인의 코나의 손을 들어주었다.
9. K5(기아차)
2010년 국산차 같지 않은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K5지만, 세월의 힘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2015년 2세대 모델이 나왔지만, 1세대의 디자인이 워낙 뛰어나서인지 기본적인 틀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9년이 지난 지금은 기존의 틀을 부수는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올해 출시가 예정된 3세대 K5가 어떤 모습을 할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디자인 콘셉트가 확고히 자리잡았지만, 기아차는 신모델마다 기존 모델 또는 타 세그먼트와 연관성 없이 따로 노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나온 K9, K3, 그 전해 나온 K7의 디자인은 제각각이었다. 최근 공개된 쏘울을 보면 기아차의 차후 디자인은 LED를 꾸밈 요소로 대폭 사용해 미래지향적임을 짐작할 수 있다.
10. 티볼리(쌍용차)
2015년 출시 후 소형 SUV 세그먼트를 독식하던 티볼리는 2018년 코나에 왕좌를 내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베스트셀링카 10위 이내를 차지하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쌍용차는 소비자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티볼리 아머를 내놓고 신규 컬러를 적용하는 등 티볼리에 대한 시장 방어전략은 효과적이었다.
대형 세단 체어맨을 단종하는 대신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칸 등을 내놓은 최근 쌍용차의 행보를 보면 비로소 시장을 이해하는 업체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2018년 쌍용차는 르노삼성, 쉐보레를 제치고 국내 3위 메이커로 등극했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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