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다국적 숙박예약 플랫폼 부킹닷컴과 아고다는 모회사인 부킹홀딩스의 자회사들이다. 말하자면 계열사다. 둘 다 전 세계 호텔예약 플랫폼으로 부킹닷컴은 2005년, 아고다는 2007년에 부킹홀딩스에 인수됐다. 1996년 네덜란드에서 출발해 2012년에 국내 상륙한 부킹닷컴은 유럽에 강하고, 2005년 싱가포르에서 시작돼 2009년 국내에 들어온 아고다는 아시아 지역에 강점이 있다.
부킹닷컴과 아고다는 각각 유럽과 아시아라는 특화된 지역의 호텔 제휴에 강점이 있기에 제휴 호텔을 서로 공유해 확장성을 키웠다. 2017년 부킹닷컴과 아고다를 통해 이루어진 전 세계 숙소예약은 총 6억 7310만 박에 이른다.
모회사인 부킹홀딩스는 1998년 미국 뉴욕에서 프라이스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현재 최대 수익원인 부킹닷컴과 아고다 외에도 여행검색엔진 카약, 렌털서비스 렌털카스닷컴, 식당예약서비스 오픈테이블, 항공권예약서비스 모몬도그룹 등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호주에 본사를 둔 호텔스컴바인까지 인수했다.
그런데 부킹닷컴과 아고다의 고객만족도는 유독 한국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조사한 여행상품 판매서비스 만족도에 따르면(2017년 9월~2018년 8월, 1박 이상 여행에 대해 2만 7241명 표본조사), 부킹닷컴은 고객만족도에서 국내상품과 해외상품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다. 해외 OTA(Online Travel Agency)들의 현지화 부족으로 불만 접수가 많은 상황에서 부킹닷컴의 고객서비스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진단이다. 반면 아고다는 국내상품 9위, 해외상품 13위로 하위권에 랭크돼 있다.
아고다는 물론 부킹닷컴 역시 최근 환불정책으로 인한 고객불만 사항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관련기사 아고다·부킹닷컴 '싼 방은 환불불가' 공정위는 무효라지만…) 부킹닷컴은 불만 이면의 고객만족도 또한 높았다. 이는 부킹닷컴의 이용률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18년에 생긴 부킹닷컴의 한국 CS센터에는 100여 명의 상담원이 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24시간, 연중무휴다. 실제 상담을 위해 전화를 걸어보면 다른 해외 OTA에 비해 연결이 원활한 편이다.
부킹닷컴은 229개 국가에서 43개 언어로 총 2900만 개의 숙박 옵션을 제공한다. 부킹닷컴 측은 “고객과는 직접 금전 거래를 하지 않고 호텔과의 중개 서비스만 하고 있다. 플랫폼 중개 수수료는 사후 호텔로부터 따로 정산해 받는다”고 밝혔다. 부킹닷컴은 숙박예약 플랫폼들 중 거의 유일하게 수수료 후불제 정산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부분의 숙박예약 플랫폼들이 플랫폼에서 먼저 고객의 결제를 진행한 후, 수수료를 떼고 호텔에 객실료를 지불하는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해외 OTA 전문가에 따르면 “부킹닷컴은 고객이 먼저 지불을 완료하거나 사용 후에 수수료를 받게 되는 후불제다. 후불제는 호텔로부터 수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호텔 영업담당자(어카운트 매니저)들이 지속적으로 호텔 관리를 하게 된다”고 부킹닷컴의 고객만족도가 높은 이유를 설명했다.
아고다 역시 부킹홀딩스의 계열사로 부킹닷컴과 자매사지만 수수료 정산 방식은 수수료를 뗀 후 호텔에 입급해주는 일반적인 예약 플랫폼 방식을 따른다. 아고다 관계자도 “부킹닷컴과 아고다는 자매사로 호텔DB는 일부 공유하지만 운영은 완전히 분리돼 있어 정책이나 정산방식은 완전히 별개”라고 밝혔다.
다른 OTA 관계자는 “최근 예약한 호텔이 현지에 가니 없어졌거나 예약 불발된, 일명 아고다 사태에서 보듯 고객이 플랫폼에서 선결제 하는 방식은 고객에게는 위험부담이 있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3~4개월 전에 예약한 호텔이 그 사이 문을 닫는다고 해도 고객이 현지에 가기 전까지 아고다는 전혀 모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200만 개의 숙박시설에 대한 예약을 중개하는 아고다에서 모든 숙박시설을 관리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물량이 많지 않은 호텔일 경우 관리가 미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리하자면 아고다는 호텔에 고객이 먼저 결제한 객실료를 지불하는 입장이 되고, 부킹닷컴은 호텔로부터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정반대의 상황인 것. 돈 줄 사람보다는 돈 받을 사람이 더 신경 쓰는 건 당연지사. 아고다뿐 아니라 국내외 대부분의 숙박예약 플랫폼이 아고다와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다.
토종 숙박예약 플랫폼인 야놀자 관계자는 “수수료 정산방식 때문에 고객서비스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통상적으로 해외 숙박예약 플랫폼은 호텔로부터 15~23%의 수수료를 받는다. 그에 비해 국내 숙박예약 플랫폼이 호텔에 받는 수수료는 대개 10%를 넘지 않는다. 국내 숙박을 예약할 거라면 확실히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국내 숙박예약 플랫폼이 우위에 있다. 고객서비스의 가장 첫째는 가격 만족도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국내 숙박예약 플랫폼의 해외 진출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에선 강하지만 아직 해외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는 야놀자는 올 1분기 내에 일본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시점이고, 데일리호텔은 현재 30만여 개의 해외 호텔예약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해외 숙박예약 플랫폼의 인벤토리(상품DB)를 따라갈 수 없다. 해외 숙박예약 플랫폼이 해외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고객이 한 번 사용한 플랫폼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 ‘플랫폼 사용 습관’에 젖게 되면 국내에서도 해외에서 사용했던 예약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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