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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보고서' 시총 20대 기업 여성 임원 승진 전수조사

KB증권 박정림 업계 첫 여성 CEO 발탁 반면 대부분 한 자릿수 그치고 0명인 곳도

2019.01.04(Fri) 17:11:36

[비즈한국] 주요 기업의 2019년 정기 임원 인사가 마무리됐다. 올해는 여러 기업에서 ‘최초’ 타이틀을 단 여성 임원이 등장해 ‘여성 임원 시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남성에 비하면 아직도 여성 임원의 숫자는 턱없이 적다. ‘비즈한국’​이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의 2019년 여성 임원 현황을 확인했다. 

 

# 금융계 ‘최초’ 타이틀 여성 CEO 등장 

 

여성 임원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단연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임원 인사에서 158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그 중 여성 임원 승진자는 8명. 김은경 메모리플래시 PE팀 상무, 조민경 DS부문 부품플랫폼사업팀 상무, 송명숙 서남아총괄 마케팅팀 상무 등이다. 삼성전자는 승진자 포함 총 여성 임원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총 여성 임원의 숫자는 퇴임 인원을 집계해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숫자는 3월 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2018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임원은 총 56명(사외이사 제외)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20위권 내 기업 중 여성 임원이 10명 넘는 곳이 없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인원이다. 하지만 전체 임원 숫자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다. 1041명(오너가 출신 및 사외이사 제외)의 임원 중 여성은 5.47%에 불과하다. 

 

 

삼성SDS는 지난해 9명이던 여성 임원이 올해 11명으로 늘었다. 시가총액 20위권 내 기업 중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여성 임원이 많다. 삼성SDS는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 2명, 전무 5명, 상무 10명, 마스터 1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했다. 윤심 연구소장은 삼성SDS 최초의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성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삼성SDS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은주 연구소 데이터분석센터 데이터분석Lab장과 양수연 클라우드사업부 CMS사업담당 기술팀장도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39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그 중 여성 임원은 안정헌 기초소재연구소 수석연구위원(상무)가 유일하다. LG화학은 안 상무의 승진으로 여성 임원이 4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LG생활건강은 부사장 승진 전입 1명, 전무 승진 2명, 상무 승진 6명 등의 2019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그 중 여성 임원은 1명이다. 문선화 M&A·IR 부문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박정림 KB증권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부행장이 KB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증권가의 첫 여성 CEO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금융권에서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여성 임원이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은 연말 인사에서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임원 인사에서 6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특히 박정림 KB증권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부행장이 KB증권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증권가의 첫 여성 CEO(최고경영자)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김종란 신탁본부 상무, 조순옥 준법감시인 상무, 이미경  IPS본부 본부장 등이 승진해 여성 임원이 5명으로 늘었다. KB금융 측은 “실무에 능통한 젊고 혁신적인 전무, 상무 보임을 확대해 현장 및 실무 부서와의 거리감을 축소하고 현장 및 실무 중심의 경영진 활동과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KB국민은행 최초로 여성 준법감시인을 등용하는 등 능력 있는 여성 임원을 중용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도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지난해 여성 임원이 전무했던 신한금융지주는 연말 인사에서 왕미화 신한금융지주 WM 부문장(부행장보)을 승진시켰다. 2013년 신순철 전 부행장이 신한금융 첫 여성 임원으로 승진한 지 5년 만에 나온 여성 임원이며 지주 부사장급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조경선 신한은행 스마트컨택 본부장도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이 한 번에 2명이나 발탁된 것은 지주사 창립 이후 최초다.

 

포스코에서는 첫 여성 홍보임원이 발탁됐다.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영 홍보그룹장(상무보)이 상무로 승진했다. 최 상무는 10대 그룹 중 최초의 여성 홍보 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 상무가 승진하며 포스코 여성 임원은 2018년 1명에서 2019년 2명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여성 임원이 없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건물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 현대모비스·SK하이닉스 여성 임원 ‘0명’ 

 

삼성생명은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 3명, 전무 2명, 상무 8명 등 총 13명을 승진시켰다. 그 중 여성은 없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여성 임원이 총 5명(​분기보고서 기준)이었으나 올해는 3명으로 줄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해 승진 인원 자체가 대규모 확대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여성 임원이 발탁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정기 인사를 통해 신규 선임 112명을 포함, 총 151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그 중 여성은 8명에 불과하다. SK주식회사는 여성 임원이 발탁되지 않았고, 지난해 1명이던 여성 임원이 퇴임하며 여성 임원이 없는 상태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성 임원이 없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임원 중 엔지니어 출신이 많다 보니 아직까지 여성 임원이 없다. 임직원 중 여성의 비율이 적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오퍼레이터 직무이고 엔지니어는 적어 남성 임원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여성 임원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사를 통해 승진한 인원 및 총 여성 임원의 숫자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8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여성 임원은 총 7명(사외이사 제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여성 임원 1명이 승진해 올해 여성 임원이 7명으로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 183명, 계열사 164명 등 총 24개사 347명의 2019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했다. 그 중 여성 임원은 1명으로 류수진 현대카드 브랜드1실장이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에서는 여성 임원이 나오지 않았다. 현대차 여성 임원은 지난해 3명에서 올해 2명으로 줄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는 여성 임원이 없다. 2019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여성 임원이 발탁되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도 전무했다. 100여 명의 임원 중 여성은 한 명도 없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 산업이다 보니 남성 임원이 주류다. 현재는 여성 임원이 없지만 앞으로 ICT(정보통신기술)기업으로 나아가면서 여성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전장부품 진천공장은 임직원의 40%가 여성이다. 기존의 기계공업 위주에서 전장부품 중심의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며 꾸준히 여성 관리자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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