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들어 경제 관련 행보를 부쩍 늘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국민경제자문회의도 1년 만에 개최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경제 관련 일정을 확대한 것은 한국 경제가 고용난과 자영업자 폐업, 경제성장률 하락 등 각종 악재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관련 부처와 당사자들을 독려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지지율 상승 동력이 사라지면서 경제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표출되는 현재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청와대가 공개한 문 대통령 일정에 따르면 12월 들어 문 대통령 공개 일정 중 경제 관련 일정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4분기 문 대통령 일정을 보면 10월에는 유럽 4개국(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덴마크) 순방, 11월에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등이 주요 일정.
10월과 11월 중 해외 방문이 없는 날에는 청와대 내 업무보고 등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 등 남북 관계에 집중한 때문이다.
10월 중 경제 관련 일정은 4일 ‘SK 하이닉스 청주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과 30일 ‘군산 수상태양광 발전소 경제투어’를 다녀온 것이 전부다. 문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했다기보다 행사에 참석한 수준이었다. 11월에는 9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정경제 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이 사실상 유일한 경제 관련 일정이었다.
이처럼 드물었던 경제 관련 일정은 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다녀온 뒤부터 부쩍 늘어났다. 문 대통령은 12월 7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13일에는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에 참석했다. 보고회 뒤에는 ‘삼척 산업현장 방문’을 하고 이어서 ‘경남 경제인 오찬 간담회’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17일에는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총출동했다.
문 대통령은 26일에는 1년 만에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 직속 경제 자문기구지만 문 대통령은 여러 경제 악재에도 1년 동안 회의를 열지 않았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1년에 2번으로 회의를 정례화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10차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9차례 회의가 열렸다.
문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비롯해 12월 경제 관련 일정에 참석할 때마다 산업 정책 마련을 강조했다. 혁신 성장을 내세웠지만 소득주도 성장에 파묻히면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고, 산업 정책 부재가 고용난과 경제성장률 하락을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27일에는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장, 쌀·한우 등 주요 품목 단체장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농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약 사항인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12월 들어 경제 관련 행보를 부쩍 강화한 것은 계속되는 경제난에 지지율이 급락하는 점과 관련이 있다. 2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51.6%를 기록해 처음으로 50% 선을 넘었다.
문 대통령이 경제 행보를 부쩍 늘렸지만 이러한 행보가 내년 경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의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수출 부진으로 올해와 같은 2.6~2.7%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자 증가수도 15만 명에 그치면서 취업난이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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