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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웹하드 불똥 끌 소방수' 황재웅 여기어때 대표

심명섭 전 대표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검찰 송치…취임사 "본질에 집중" 밝혀

2018.12.24(Mon) 14:43:31

[비즈한국] 국내 2위 종합숙박 애플리케이션(앱) ‘여기어때’를 운영 중인 위드이노베이션이 지난 20일 황재웅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대표이사(CEO)로 선임했다.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심명섭 전 대표이사가 지난달 30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진 조치다.

 

황재웅 위드이노베이션 신임 대표는 입사 네 달 만에 대표 자리에 올랐다. 심명섭 전 대표가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검찰에 넘겨지면서 스스로 사임한 뒤 이뤄진 조치다.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황재웅 대표는 지난 8월 위드이노베이션에 합류해 ‘브레인’으로 불리며 실질적인 살림을 도맡을 준비를 해왔다. 황 대표는 서울대에서 기계항공공학과 학·석사 학위를 딴 뒤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기술전략을 담당했고, 최근엔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상무로 기업 전략 컨설팅과 인수합병을 경험했다.

 

새로 선임된 황 대표의 시급한 임무는 ‘불 끄기’다. 심 전 대표가 음란물을 유통하는 웹하드 업체를 소유한 사실이 지난달 29일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가 끝난 직후 검찰에 송치되면서 심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웹하드 업체를 운영했고, 음란물 유통을 통해 번 자금으로 여기어때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 자사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심 전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웹하드 소유자는 맞지만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전 대표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 9월까지 웹하드 업체 2곳을 운영하면서 음란물 427만 건을 유통해 52억 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유통된 음란물 가운데는 아동·청소년 관련 영상도 172건 포함됐다.

 

경찰은 심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웹하드 업체를 소유·운영했다고 본다. 심 전 대표는 위드이노베이션을 설립하기 전 2008년 3월부터 ‘위드웹’이라는 법인을 운영했다. 위드웹은 응용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급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심 전 대표는 웹하드 운영 업체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웹하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심명섭 전 대표는 웹하드 업체를 소유한 건 사실이지만 운영에 개입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심 전 대표는 2015년 뱅크프라임이라는 웹하드 운영 업체를 흡수·합병했다. 뱅크프라임은 심 전 대표의 친구가 설립한 ‘영미디어’를 사들인 뒤, ‘예스파일’이라는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했다. 심 전 대표는 2015년 11월 위드웹의 자회사로 ‘뱅크미디어’를 설립해 ‘애플파일’과 ‘예스파일’을 운영했다. 자본금 3억 원으로 시작한 뱅크미디어는 설립 3년 만에 매출액 300억 원, 영업 이익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자금력이 뛰어난 뱅크미디어의 돈이 여기어때로 흘러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이 2016년 JKL파트너스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위드웹과 뱅크미디어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 JKL파트너스는 위드이노베이션에 투자할 당시 위드웹 지분과 뱅크미디어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 받았다. 사실상 위드이노베이션, 위드웹, 뱅크미디어가 한 몸인 셈이다.

 

심 전 대표는 위드웹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위드웹은 자회사인 뱅크미디어의 지분 100%를 보유하다가 2018년 상반기에 전량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신입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400여 명 여기어때 구성원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그리게 돼 깊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고객 신뢰 강화, 사용자 가치 극대화 등 근본적인 고민 해결을 통해 회사가 도약하도록 힘쓰겠다”며 “2019년은 업의 본질에 집중해 경쟁력 근본을 다지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하는 인상적인 한 해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신경을 안 쓸 순 없지만 내부 분위기는 괜찮다. 고객 이용률도 잠깐 떨어졌다가 회복돼서 올라왔고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웹하드 업체 자금이 흘러들어왔다는 의혹에 대해선) 재무 구조가 복잡하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라 공식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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