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자택에 100억 원의 가압류를 설정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부동산 등기부 확인 결과, 하이마트의 창업주인 선 전 회장은 유 회장을 상대로 100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선종구 전 회장의 뜻을 받아들여 지난 5월 유경선 회장의 단독주택과 부지에 가압류를 결정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비즈한국’이 취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4월 30일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제기한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여 5월 24일부로 유경선 회장의 자택인 한남동 단독주택과 부지에 100억 원의 가압류를 결정했다.
가압류된 유 회장의 부동산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연면적 322.32㎡, 97.5평)과 대지 469.8㎡(142.11평)다. 유 회장이 10분의 9, 부인 구 아무개 씨가 10분의 1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 회장의 지분에만 가압류를 결정했다.
유 회장과 부인 구 씨가 공동소유한 자택은 대기업 총수들이 모여 사는 이태원역에서 남산으로 오르는 언덕길에 위치해 재계의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인근에는 고 구본무 전 LG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단독주택이 있으며, 최근 새 집을 짓기 위해 철거 공사를 진행한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의 구 자택도 있다(관련기사 [단독] 이재용, 국내 최고가였던 한남동 집 철거... 새 집 규모는?). 용산구청은 유경선 회장 자택의 개별공시지가를 올해 37억 2000만 원으로 평가했다.
‘비즈한국’은 선종구 전 회장이 유경선 회장을 상대로 100억 원의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선 전 회장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담당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소송이 진행 중인 데다 민감한 사안이라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유진그룹 측도 인터뷰를 거절했다.
앞서 2017년 12월 선종구 전 회장은 유경선 회장에게 460억 3141만 5124원을 돌려달라면서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년간 민사 소송을 벌였다. 내년 1월 23일 판결 선고를 앞둔 가운데 선 전 회장이 일부 약정금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이마트가 창업주 선종구 전 회장에게서 유진그룹, 롯데로 매각되는 과정에 대해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는 “2007년 유진그룹이 하이마트 지분 31%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유경선 회장은 선종구 전 회장에게 7년간 경영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문제는 4년 후 불거졌다. 2011년 유 회장이 선종구 전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선종구·유경선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바꾸며 갈등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최근 선종구 전 회장과 연락이 닿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면서도 “선 전 회장이 유경선 회장의 경영권 침해로 입은 피해액을 돌려받으려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 같다. 약정금 청구 소송과 부동산 가압류 신청이 관련 사건으로 분류된 걸 보면 돌려받을 약정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
[현장] '제로페이' 도입 첫날, 소상공인들 기대반 우려반
·
'갑질 논란'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 회사에 부동산 매각
·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도 환자들이 '동물 사료' 찾는 이유
·
'사상 최대 매출' 면세점, 알고보면 남는 게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