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7일, NH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추천 절차를 완료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는 연임에 성공했다. NH농협생명 대표이사로는 홍재은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을,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에는 이구찬 농협중앙회 농협상호금융 자산운용본부장이 신규 선임됐다.
후보자들은 각 회사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되며 2019년 1월 1일부터 1년의 임기가 시작된다. NH금융은 “김광수 NH금융 회장은 취임 후 시장경쟁력에 초점을 두고 역량이 검증된 전문가 중심의 인사원칙을 강조해오고 있다”며 “NH금융의 경영체질개선과 잠재수익 역량 확대라는 2019년도 전략목표를 전 사적으로 추진하는데 신임 대표이사들이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농업경제학과 출신’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1960년생인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는 의정부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농업경제학과 출신답게 대학교 졸업 후인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홍 내정자는 1991년 농협중앙회 동두천지점 대리로 승진한 데 이어 1994년 농협중앙회 신탁증권부 과장, 2000년 신탁부 신탁상품팀 차장, 2005년 자금부 투자개발팀 팀장, 2007년 금융기획부 시너지개발팀 팀장, 2011년 기업고객부 단장을 거쳤다.
2012년에는 NH농협은행 PE단 단장으로 이동했다. 이어 2014년 NH농협은행 자금부 부장, 2017년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 부문장에 올랐다. 직장생활 대부분을 농협 금융 계열에 바친 홍 내정자는 전공인 농업경제학과를 잘 살렸다고 할 수 있다.
그가 NH농협생명 대표에 취임하게 된 배경도 이런 이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NH금융은 홍 내정자에 대해 “금융시장 부문에 있어 수십 년의 전문경력으로 다져진 시장 통찰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자산건전성을 확보하고 경영 체질을 개선해 NH농협생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홍 내정자는 NH금융에서 이미 높은 위상을 자랑하고 있었기에 시기의 문제였을 뿐 언젠가 계열사 대표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올해 7월 NH농협리츠운용이 출범할 때 홍 내정자는 상무 직급이면서도 김광수 NH금융 회장, 이강신 NH금융 부사장,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와 함께 축하떡을 자르기도 했다.
지난 9월 한국정보시스템감사통제협회가 주관한 ‘2017 ISACA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NH금융이 ‘IT-거버넌스 어워드’를 수상했을 때 NH금융을 대표해 수상한 사람도 홍 내정자였다.
홍 내정자는 투자금융과 자금운용 전문가로 알려졌지만 보험사 근무 경력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힐 수 있다. 그러나 기업고객부 단장을 맡은 경험이 있기에 고객 상대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 또한 적지 않다. 홍 내정자는 2016년 의정부 자금동 지역 명예통장으로 임명되는 등 지역민들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투자에 능하다는 점이 강점이 될 수도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올해 1~3분기 영업수익(매출) 8조 290억 원, 영업이익 88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수익 8조 8356억 원, 영업이익 1687억 원에 비해 하락한 실적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생명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42%다. NH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2017년 3분기 3.19%에 비해 0.24%포인트 하락한 2.95%로 업계 평균 이하다. 반면 NH농협생명의 올해 1~9월 보험 신계약율은 12.1%로 업계 평균인 9.2%보다 높았다. 또 NH농협생명의 부채비율도 작년 말 1547.42%에서 올해 9월 말 1587.27%로 상승했다. 김광수 회장이 투자에 능한 홍 내정자를 선택한 배경으로 추측된다.
NH농협생명에는 7명의 부사장(부사장보 포함)이 있지만 임기 만료를 앞둔 사람은 김희석 부사장(올해 12월 31일 만료)과 권용범 부사장(2019년 5월 31일 만료) 두 명뿐이다. 따라서 NH농협캐피탈과 달리 대대적인 임원인사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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