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17일, NH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의 추천 절차를 완료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는 연임에 성공했다. NH농협생명 대표이사로는 홍재은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을,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에는 이구찬 농협중앙회 농협상호금융 자산운용본부장이 신규 선임됐다.
후보자들은 각 회사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되며 2019년 1월 1일부터 1년의 임기가 시작된다. NH금융은 “김광수 NH금융 회장은 취임 후 시장경쟁력에 초점을 두고 역량이 검증된 전문가 중심의 인사원칙을 강조해오고 있다”며 “NH금융의 경영 체질 개선과 잠재수익 역량 확대라는 2019년도 전략목표를 전 사적으로 추진하는 데 신임 대표이사들이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30년 농협맨’ 이구찬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
1960년생인 이구찬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는 산동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인 1987년 농협중앙회에 입사, 1991년 농협중앙회 창녕군지부 과장으로 승진했다. 1998년에는 경상북도 기획관리팀 과장으로 이동했고, 2002년 영천시지부 팀장, 2008년 경상북도 기획조정팀 팀장, 2010년 경주시지부 금융지점장, 2011년 영천시지부 지부장을 맡았다.
이구찬 내정자의 약력을 보면 알 수 있듯 그의 주요 활동지는 경상북도였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도 경상북도에서 졸업해 지역 연고가 뚜렷하다. 훗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경상북도에서 활동하던 그가 농협중앙회 중심부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건 2013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여신부 단장에 취임하면서부터다. 이후 상호금융투자부 단장, 상호금융기획부 부장, 상호금융수신부 부장을 거쳐 2017년 상호금융자산운용본부 본부장에 취임했다.
NH금융은 “이구찬 내정자는 현업 경험과 제2금융 여신·수신·자금 업무를 두루 섭렵하면서 금융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며 “NH농협캐피탈의 견고한 성장과 내실을 다질 적임자로 평가받는다”고 평가했다.
이구찬 내정자는 과거 상호금융 시절에도 NH농협캐피탈과 관계를 유지해왔다. 2016년 11월 농협상호금융과 NH농협캐피탈은 농·축협을 방문하는 대출고객의 편의 제고와 사금융 피해 예방을 위해 신용대출 및 오토(할부)리스에 대한 연계 영업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이 내정자는 “이번 업무제휴는 농·축협 고객에게 금융서비스 이용 편의를 제공하고 지역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NH금융 계열사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지역대표 금융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캐피탈은 NH금융의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지는 못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NH농협캐피탈의 영업이익은 550억 원, 순이익은 416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NH금융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2조 155억 원, 순이익 1조 2585억 원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고무적인 사실은 NH농협캐피탈의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 376억 원, 순이익 286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실적은 상당히 좋은 셈이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814.22%에서 올해 9월 말 729.49%로 줄었다.
김광수 회장이 NH농협캐피탈에 보이는 관심도 적지 않다. 지난 10월 열린 NH금융 3분기 종합경영성과 분석 회의에서 김 회장은 NH농협캐피탈에 대해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산업재금융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기업금융에는 심사 능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수반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취급 시부터 철저히 관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 적임자로 이구찬 내정자를 택한 것이다
이 내정자와 합을 맞출 부사장 선임에도 업계 시선이 쏠린다. 강재경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자금운용에서 근무하면서 이 내정자와 같이 농협의 상호금융을 이끌었다. 그러나 강 부사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로 교체 가능성이 있다. NH농협은행 부사장 출신의 표정수 NH농협캐피탈 전무도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돼 대대적인 임원 인사가 예상된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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