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4월,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임시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석 달 후인 7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권 전 회장은 공식적으로 사퇴했고, 포스코 상임고문으로 이동했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권 전 회장은 현재 포스코1%나눔재단과 포항공과대학교(포항공대) 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권 전 회장은 회장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 포스코1%나눔재단 이사장에 취임, 포항공대 이사장은 2015년 1월 취임했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2013년 11월 포스코가 설립한 공익재단으로 당시 포스코 회장이던 정준양 전 회장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정준양 전 회장은 2014년 3월 포스코 회장에서 물러났고, 다음달인 4월 포스코1%나눔재단 이사장 자리도 후임 회장인 권오준 회장에게 물려줬다. 반면 권오준 전 회장은 퇴임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포스코1%나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권 전 회장은 포스코의 다른 재단인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도 맡았지만 올해 11월 20일자로 사퇴했다. 그러나 포스코청암재단의 전임 이사장인 정준양 전 회장은 포스코 회장에서 물러나면서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직도 곧바로 사퇴했다. 정준양 전 회장과 비교하면 권 전 회장의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 사퇴는 한참 늦은 셈이다. 현재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은 김선욱 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맡고 있다.
포항공대 이사장 자리도 줄곧 포스코 회장이 차지했다. 포스코1%나눔재단과 포스코청암재단과 달리 전임 포항공대 이사장들은 포스코 회장직에서 사임한 후에도 한동안 이사장직을 유지했다.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은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에서 사퇴했지만 2011년 3월까지 포항공대 이사장을 맡았다. 2014년 3월 사퇴한 정준양 전 회장도 2015년 1월까지 포항공대 이사장을 맡았다. 권오준 전 회장 역시 현재까지 포항공대 이사장이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2001년 3월~2005년 3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011년 5월~2012년 9월 포항공대 이사를 맡은 것도 눈에 띈다.
포스코1%나눔재단과 포항공대의 전임 이사장들이 임기만료로 사퇴한 건 아니었다. 과거 정준양 전 회장은 퇴임 직후 포스코1%나눔재단과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권 전 회장이 포스코 회장에서 물러난 후에도 이사장직을 유지 중인 이유가 남은 임기 때문은 아니라는 뜻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1%나눔재단과 포항공대는 비영리재단이기에 이사장이 받는 수익이 없다. 포스코1%나눔재단 이사회에서 권 전 회장이 사퇴하고 최정우 회장이 이사장을 맡는 것으로 결론이 나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포항공대도 현재 권오준 전 회장이 사퇴하고 홍유신 이사가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데 직무대행은 서류상 법인등기부에 반영이 안 된다. 추후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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