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9억 달러!
이 수치는 금년도 5월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다. 넘쳐나는 외환보유액으로 인해 환율이 하락하고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참으로 행복한 고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위기로 이어지던 때로 돌아가 보자. 2007년 말 2622억 달러에 달하던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외국자본의 급격한 이탈로 인해 2008년 말 2012억 달러로불과 5~6년 전에 우리가 겪은 일이지만 마치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되어 버렸다. 우리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환율을 안정시키는 수준을 넘어 급락을 우려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혹자는 통화스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화스왑이 일시적으로 환율안정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환보유액이 급증하고 원화 가치가 급등하는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해답은 바로 중국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무려 2439억 달러에 이르며 2013년 한 해 동안에만 628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흑자는 기업들이 해외투자를 크게 확대함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날 수 있었던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흑자가 이렇게 크다는 것은 중국 소비시장의 규모가 그만큼 크다
우리나라는 중국이 성장하면서 가장 많은 수혜를 입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을 인식하는 수준이나 중국인을 대하는 태도는 크게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중국 동포의 36.8% 정도는 우리나라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2013년).
중국은 이미 우리나라가 내세우던 영역을 하나씩 추월해가고 있다. 중국은 조선업에서 2009년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하여 1위의 조선강국이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창호 기사를 내세워 세계를 제패하던 바둑에서 이미 대부분의 타이틀을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 한편 중국의 프로축구팀 ‘광저우’는 지난해 우리나라 FC서울을 이기고 AFC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우리나라가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동안 중국은 날아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단순히 어느 영역에서 중국을 앞서야 한다고만 생각한다면 앞으로 우리의 절망은 더 깊어질 것이다. 중국의 성장이 우리나라에 주는 의미를 바로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중국은 성장하면서 우리나라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중국의 수요를 우리나라가 채워간다면 중국의 성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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