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구본무 전 회장이 보유했던 LG 및 LG CNS 지분과 한남동 단독주택에 이어 퇴직금까지 상속되며 구 전 회장의 재산은 모두 정리됐다. LG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고 구 전 LG그룹 회장에게 201억 3600만 원의 퇴직금이 산정됐다. LG의 ‘유교적 가풍’은 경영은 물론 재산 분할에까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전 회장의 LG 주식 11.3%(1945만 8169주) 가운데 8.8%(1512만 2169주)를 장남 구광모 회장이 상속받았다. 구 전 회장이 보유했던 LG CNS의 지분 1.12%(보통주 97만 2600주) 역시 모두 구 회장에게 상속됐다. 장녀 구연경 씨와 차녀 구연수 씨에게는 LG 주식이 각각 2.0%(346만 4000주), 0.5%(87만 2000주)가 상속됐다. 부인 김영식 씨의 몫은 없다.
12월 11일 LG 주가는 6만 7500원(종가 기준), LG CNS(비상장)는 40000원(피스탁 기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구 회장의 상속액은 총 1조 596억 원 수준이다. 구연경 씨는 2338억 원, 구연수 씨는 588억 원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도 구 회장과 두 딸들 간의 격차가 크다. 구 회장이 보유하던 LG 지분은 6.24%(1075만 9715)인 데 반해 구연경 씨는 0.91%(156만 6279), 구연수 씨는 0.15%(26만 5064)에 불과하다.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 총 15.04%(2588만 1884)를 보유함으로써 LG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LG는 2003년 그룹사 최초로 지주사 체제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지주사인 LG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은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는 의미다. 구연경 씨는 상속 지분을 합해 2.91%(503만 279), 구연수 씨는 0.65%(113만 7064)를 보유하게 됐다.
구 전 회장이 생전 13년간 머물렀던 한남동 단독주택은 구 회장을 제외한 유족에게 상속됐지만 주식에 비하면 액수가 적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구 전 회장 소유의 단독주택은 11월 20일 부인 김영식 씨와 두 딸에게 상속됐다. 김영식 씨의 지분은 100분의 40, 두 딸 구연경 씨와 구연수 씨의 지분은 각 100분의 30씩이다. 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은 90억 4000만 원으로 평가됐다.
퇴직금 201억 3600만 원은 유족이 수령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LG 측은 ‘개인 사정’이라며 상속 지분의 상세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LG 측은 “퇴직금은 유족이 협의해 나눠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상속 과정에서 지분을 둘러싼 가족, 친족 간 분쟁이 없는 재벌가로 알려져 있다. LG가 전통인 ‘장자승계원칙’을 철저히 따르기 때문이다. 여성은 철저히 배제된다. 경영에 딸들이 참여하는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사회공헌재단 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SK 등과 비교된다. 양성평등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퍼지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다.
구 전 회장의 두 딸들은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구연경 씨는 2006년 결혼 후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지속적인 봉사활동으로 한남동 복지분야 ‘명예동장’으로 위촉됐다. 구연수 씨 역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LG는 2019년 임원 인사에서 7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로 선임했다. 여성 인재에 대한 동기부여와 회사 내 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 [클라스업]
당신의 건배사에는 유머가 있습니까
· [김대영의 밀덕]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한국형 3축 체계
·
노조파괴, 임원 폭행… 유성기업의 어제와 오늘
·
[홍춘욱 경제팩트] 장단기 금리차 역전되면 불황이 온다?
·
'라떼파파' 늘었다지만 육아휴직은 사방이 전쟁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