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내년도 국방예산이 올해보다 8.2%가 증가한 46조 6971억 원으로 책정되면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형 3축 체계, 즉 킬체인·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 구축에 예산을 대폭 증액한 점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본격화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가속화되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한창이던 지난해 건군 69주년 국군의날 기념사를 통해 “킬체인·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 등 3축 체계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17년 더불어 민주당 진영의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3축 체계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추정이지만 비닉사업, 즉 기밀을 요하는 사업을 제외하더라도 37조 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며 관련 사업은 총 33개에 달한다. 사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2022년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업을 들여다보면 킬체인 14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9개, 대량응징보복 3개 그리고 3축 플랫폼 7개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들 사업들이 목표로 정한 2020년까지 완료되는 것은 전체 사업의 70%에 불과하다. 또 몇몇 사업은 2020년 후반이 되어야 사업이 완료된다. 대표적인 것이 킬체인에 ‘눈’이라고 할 수 있는 정찰위성 도입사업인 425사업이다.
애초 425사업은 2021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관제권한과 국내기술 활용과 관련한 부처 간 이견으로 사업이 지연되어 지난 12월 5일 천신만고 끝에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개발계약이 체결되었다.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은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중간에 사업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시점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한국형 3축 체계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킬체인·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줄 통신체계 사업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타격과 탐지 및 감시에 사업이 집중되어 있다. 네트워크 중심 작전을 기본으로 하는 현대전에서 통신이 빠져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군은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유일한 해법이 한국형 3축 체계임을 항상 강조해왔다. 이와 함께 줄기차게 관련 예산 증액을 주장했지만, 3축 체계가 과연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검증과 설명이 없다. 일례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는 도입된 지 10여 년이 되었지만 단 한 번도 탄도미사일 요격훈련을 실시한 적이 없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일본과 대만은 모두 탄도미사일 요격훈련을 실시했다.
37조 원은 결코 작은 예산이 아니다. 이 안에는 납세자의 피땀 어린 돈이 담겨 있다. 따라서 향후 한국형 3축 체계 사업에서 어떤 능력으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또한 설명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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