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권은 어디일까? 명품숍이 즐비한 청담동? 클럽이 많은 강남역? 압도적 매출의 롯데백화점 본점이 위치한 소공동? 인기 상권을 가르는 공식적인 기준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상권 순위는 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슈가 되는 상권은 늘 있다.
2016년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이 오픈했다. 신세계는 ‘대한민국 최대 최고 유통시설’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홍보했다. 규모로만 보면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규모가 최대라고 대한민국 최고 상권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최대 규모라는 것은 최고의 상권이 되기 위한 하나의 필요조건일 뿐 필요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상권도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상권의 평가도 결국 입지 평가다.
입지 평가로 보면 최고 상권은 어디일까? 좋은 입지로 소문나 상권 시세가 높으며 이용 고객이 많은 곳을 찾으면 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적용할 때 2018년 12월 현재 대한민국 최고 상권은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이다.
부동산의 시세는 그곳을 소유하려는 사람이 지불하는 금액으로 결정된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소유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시세도 올라간다. 서울시 중구 명동의 2018년 공시지가는 3.3㎡(약 1평)당 3억 129만 원이다. 명동은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사람이 많다. 낮과 밤은 물론 아침부터 북적인다. 명동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시세가 높아졌고, 이 추세대로라면 계속 상승할 것이다.
특히 지난 10여 년 동안 외국 관광객이 급증했다. 외국인이 좋아하는 입지는 외국 자본 유입의 가능성도 있다. 세계 주요 부동산 시세를 상승시키는 중국 자본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더 높아질 수 있다.
2위 상권 지역은 몇 개로 나눠진다. 개별 점포가 최고의 위상을 갖고 있는 강남역, 123층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잠실, 타임스퀘어가 위치한 영등포역, 신세계 강남점과 고속터미널 등이 자리한 반포, 빠른 속도로 확장 중인 홍대 등이 대표적이다. 2위 상권 역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는 입지다. 시세가 높지만 특별한 홍보, 마케팅 없이도 유동인구가 많아 매출이 오른다.
반면 교외에 위치한 대형 유통시설 상권은 별도의 홍보나 마케팅 활동 없이는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 때문에 도심보다 홍보 마케팅 비용이 높아진다.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은 부동산 시세가 저렴한 교외 부지를 선택했다. 고객 유인은 홍보 마케팅으로 해야 한다. 도심 유통시설에는 없는 차별화된 MD 구성, 가격 측면의 메리트 등이 필요하다.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대한민국 최고 상권은 명동 같은 도심 상권이지만, 주거시설이 많은 택지 개발지의 최고 상권은 교외 대형 유통시설이 있는 곳이 될 수 있다.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지역에 들어오면 주거시설의 프리미엄이 상승한다. 이 또한 부동산 투자의 한 가지 전략이 될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개별 상권이 발달하면 부동산 시세는 올라간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 상권은 업무시설, 즉 일자리로서의 가치가 증가해 시세가 올라가는 것이므로 주거지역으로서는 매력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고정 수요가 많은 대형 복합 쇼핑몰의 경우 주거시설의 생활 편의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 경우 주거지역의 프리미엄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인기 상권은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주거시설로 접근할지, 상업시설로 접근할지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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