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인 아이돌 그룹이 혜성같이 나타났습니다. 유튜브 공개 후 24시간 최다 조회 수 기록을 세웠습니다. 데뷔 무대는 2억 명이 넘는 사람이 지켜봤습니다. 음악 차트에서도 중국 QQ 차트 1위, 아이튠스 케이팝 차트 1위 등 큰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 그룹은 실재하는 인간 그룹이 아닌 게임에 나오는 ‘버추얼 그룹’입니다. 오늘은 버추얼 케이팝 아이돌, K/DA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미 아담이라는 비주얼 가수가 나왔을 정도로 비주얼 가수의 역사는 유구합니다. 세계적인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서비스하는 회사 ‘라이엇 게임즈’도 예외가 아닙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무료 게임이지만 ‘스킨’이라 불리는 캐릭터를 꾸미는 ‘옷’을 판매합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스킨으로 큰돈을 벌고 있습니다.
2014년 펜타킬 스킨 시리즈라는 재밌는 콘셉트의 스킨이 등장합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6명의 게임 캐릭터가 펜타킬이라는 가상의 메탈 밴드를 결성했다는 콘셉트으로, 6개의 록스타 콘셉트 스킨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이 밴드는 두 개의 무료 앨범까지 공개했습니다.
올해 한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 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대회 결승은 무려 2억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습니다. 이 대회에서는 새로운 스킨 세트도 발표됐습니다. 케이팝 아이돌 그룹 스킨인 K/DA가 발표되고, 그들의 데뷔 무대가 실제 가수 4명과 컴퓨터 그래픽의 합성으로 공개됐습니다.
시작은 2013년 출시된 ‘팝스타 아리’ 스킨이었습니다. 한국의 구미호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 ‘아리’의 스킨으로, 소녀시대 등 케이팝 스타를 연상시키는 스킨이 나온 것입니다. 이 스킨이 인기가 생기면서 라이엇 게임즈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K/DA에는 4명의 멤버가 있습니다. 메인보컬 아리, 리드보컬 이블린, 댄서 카이사, 래퍼 아칼리입니다. 모두 각각의 개성이 있습니다. 모범생 아리, 스캔들 메이커 이블린, 화려한 댄서 카이사, 힙합 검객 이블린까지. 일렉트로닉 위주로 극적인 구성이 반복되는 음악은 케이팝 음악 느낌입니다.
K/DA의 팝/스타스(POP/STARS).
라이엇 게임즈는 이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실제 케이팝 스타인 (여자)아이들 멤버 소연과 미연, 미국 가수 메디슨 비어와 자이러 번스를 멤버로 영입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작곡가 제시카 애슐리(예명 할로·Harloe)와 안무가 엘렌 킴 등 최고 전문가를 초빙했습니다. 또 실제 스타들의 모습을 토대로 스킨 모션을 만들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스킨에 스토리를 부여하기 위해 가상 인터뷰까지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K/DA는 각종 음원차트를 석권하고, 유튜브 1억 뷰를 돌파했습니다. 큰 관심이 그대로 스킨 판매 및 각종 상품 판매 수익으로 이어진 건 물론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대회 결승에서 선보인 K/DA의 라이브 무대.
K/DA는 게임 산업뿐 아니라 콘텐츠 사업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게임 캐릭터 등 가상현실의 아이돌도 디테일한 설정으로 꼼꼼하게 준비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입니다. 또 이를 상업화할 역량도 과거보다 발전했습니다. 스킨이라는 개념의 수익 모델은 과거에는 없었습니다. 티셔츠 등 상품을 통해 아이돌 밴드에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개념도 과거에는 낯설었겠지요.
기술 발전과 함께 음반 산업 또한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실제 멤버들이 모인 가수가 아닌 게임사의 비전과 기획으로 만든 버추얼 아이돌 밴드의 세계적인 성공은 흥행 사업이 과거와 전혀 다른 궤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K/DA는 게임의 가상공간과 현실이 뒤섞인 놀라운 무대까지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완벽한 가상의 스타를 소비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타 시스템의 신기원, 버추얼 케이팝 밴드 K/DA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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