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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봉쇄까지?' 미국의 동남아 LNG 인프라 지원 속셈

셰일가스 개발해 친중 국가·유럽 수출 확대…"우리도 수입처 다변화 해야"

2018.12.07(Fri) 18:37:26

[비즈한국] 지난 11월 11일, 미국과 일본·호주의 주요 정부당국자들과 금융기관 대표들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저장탱크, 항만 등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자고 합의했다. 이미 지난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3국 장관급 전략 대화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일본 정부는 이 사업에 10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여기에 도쿄거래소 등에 LNG 거래소를 만들어 싱가포르를 대체하는 LNG 거래 시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들은 모두 미국이 셰일가스를 수출하는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의 일환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원자력과 석탄·석유로 대표되던 글로벌 에너지 산업이 LNG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외자 유치 등을 통해 셰일가스전을 개발하고 동맹국들에게 이를 수출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 밸류체인 생태계를 만들려 하고 있다. LNG선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실제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 의지는 강하다. 지난 10월 8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더힐TV에 출연해 “미국에서 너무 많은 천연가스가 나와 그냥 태워버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외자 유치 등을 통해 셰일가스전을 개발하고 동맹국들에게 이를 수출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 밸류체인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미국은 텍사스 중남부 킨타나 1500만 톤(t), 텍사스 남부 코퍼스크리스티 1350만 톤, 텍사스 남동부 포트아서 1560만 톤 등 대규모 셰일가스전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셰일가스는 이제 막 경제개발의 닻을 올려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동남아에 수출되게 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올해 308MMtpa(Million Metric ton per annum)인 LNG 수요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대폭 늘어 2030년 450MMtpa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이런 LNG 수출 전략은 유라시아 대륙 봉쇄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날로 경제영토를 넓히는 중국을 견제할 목적에서다. 동남아는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첫 관문으로 중국은 이 지역에 대규모 융자로 생산 인프라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미얀마와 파키스탄 등 친중 성향 국가들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막대한 채무를 지게 되자 최근 미국의 손을 잡는 등 이 지역의 정치·경제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만약 이들 국가와 중국 간에 분쟁이 발생해 중국이 미국 LNG 관련 설비 등을 공습하게 된다면 미국은 이를 빌미로 개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에너지 수출은 대개 20~30년 장기계약이기에 긴 기간 동안 패권 체제를 안정시킬 수 있다. 미국은 1960~1980년대 냉전시대 때 동구권과 핵 경쟁을 벌이면서, 동맹국에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자국 기업의 터빈과 함께 원전 기술을 수출한 바 있다. 이에 세계에서 LNG 소비가 가장 많은 중국도 미국산 LNG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 카타르 등지로 수입 노선을 다변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이런 전략에는 세계 최대 LNG 수출국 러시아 봉쇄 목적도 있다. 러시아에서 생산된 대부분 LNG는 파이프라인을 타고 서유럽으로 수출된다. 이런 유럽 수요를 일부 대체함으로써 서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지키는 한편,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옥죌 수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유럽으로 가스를 보내 러시아의 헤게모니에 도전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8일 폴란드 국영 가스회사 PGNiG이 미국 셰니에르와 LNG 수입 계약을 맺는 등 미국의 에너지 영토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도 에너지믹스 전환 등 정책 변화에 발맞춰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리는 추세다. 올 상반기 한국이 들여온 미국산 LNG는 1104억 입방피트로 지난해 전체 수입 물량(1302억 입방피트)에 육박한다. 미국 전체 수출의 22.5%. 전력 공기업 관계자는 “석탄을 대신한 대체에너지 수요 증가와 에너지 안보 등을 고려하면 수입처 다변화가 필요하다. 2024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LNG 장기 물량 확보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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